파행 우려 빚은 최저임금 9차 회의…노동계 참여 속 본격 협상 돌입

임용우 기자 2023. 6. 29. 15: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영계 "시급 9620원 동결", 노동계는 "1만2210원 인상" 주장
심의기한 마지막 날 인상 폭 논의 시작…밤샘 논의 가능성도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7차 전원회의에서 류기정 경총 전무와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한편 근로자위원은 이날 2024년도 최저임금 최초요구안으로 1만2210원을 제시했다. 2023.6.2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인 29일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본격적으로 내년도 인상폭에 대한 논의에 돌입했다. 노사가 요구한 인상 폭의 간극이 커 단 시간 내에 결론이 도출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7일 전원회의가 파행됐던 만큼 이날 최임위는 밤샘 논의에 돌입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날 정부세종처사 고용노동부 내 최임위 전원회의실에서 열린 9차 전원회의에서 노사는 본 회의 전 모두발언에서부터 각자 제시한 최저임금 인상안의 명분을 설명하며 이견을 드러냈다.

노동계는 대규모 인상을 요구하며, 정부의 개입을 규탄하고 나섰다. 앞서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9620원)보다 26.9% 증가한 1만2210원, 월 209시간 기준 255만1890원을 제시한 바 있다.

류기섭 근로자위원(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현재 최임위는 노·사·공 동수원칙이 깨진 채 노동계에 불리한 여건 속 심의가 강행되고 있다"며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이 저율로 인상된다면 이는 정부가 사실상 기획한 결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모든 책임은 윤석열 정부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류 위원은 "내년도 최저임금은 대폭 인상돼야 한다"며 "각종 분배지수가 악화되고 있다. 임금 동결을 요구하는 것은 최저임금의 취지를 망각하고, 물가폭등 생활고에 신음하는 노동자 서민의 가슴에 못을 박는 폭거"라고 주장했다.

박희은 근로자위원(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난 4년간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 최저임금 인상은 실질임금 삭감으로 이어졌다"며 "직장은 40.5%가 내년도 최저임금은 1만2000원 이상은 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앞서 세계적으로 사회적 불평등 해소와 저임금노동자의 생활안정,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것이 현재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영세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이유로 동결을 요구했다.

류기정 사용자위원(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은 "내년도 최저임금은 동결돼야 한다"며 "유사근로자 임금, 생계비,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와 소상공인 영세중소사업체의 지급능력까지 고려한 결과와 최임위가 전국 최저임금 영향사업체 대상 조사결과를 보면 동결이 적당하다는 의견이 높게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류 위원은 "근로자위원들은 물가상승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 주장하지만 최근 5년 최임 인상률이 그간 물가상승률 두 배를 넘었다"며 "최저임금의 고율인상보다 근로장려세제 등 복지제도 확대를 강구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명로 사용자위원(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이 동결되지 않는다면 저소득계층이 보호받지 못하는 결과 초래할 것"이라며 "추가 가구소득 얻고자 하는 비경제활동인구에 인건비 문제로 폐업 고민하는 소상공인까지 고려해야 한다. 소상공인 한 명당 연평균 영업이익 2800만원으로 근로자 1인당 연봉 4000만원보다 낮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 폭을 두고 노사 간 간극이 크지만 법정 심의기한 마지막 날인 29일에서야 논의에 돌입하면서 결론 도출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동계가 시간 부족을 이유로 졸속 논의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이날 회의는 오는 30일 제10차 전원회의로 즉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양측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표결로 판가름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노동계는 10% 인상된 1만80원, 경영계는 1.86% 인상된 9330원을 각각 요구했는데,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공익위원은 5.0% 오른 9620원을 제시했다. 이후 표결을 거쳐 올해 최저임금을 시급 9620원으로 확정했다.

박준식 최임위 위원장은 "법정 심의기한 마지막 날이지만 노사 최초제시안은 간극이 너무 큰 상황"이라며 "좁히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노사 양측은 가급적이면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양보와 타협 정신으로 심의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최저임금 최종 고시 시한은 매년 8월5일로,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오는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phlox@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