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 미디어 구세주인가 킬러인가'…긍·부정 영향 병존

이세원 2023. 6. 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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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함께 일하는 게 기자 업무의 표준 될 것" 긍정론
"가짜뉴스 더 확산될 수 있어 도입 신중해야" 우려도
세계뉴스미디어총회서 논의 활발…편집국 활용 가이드라인 시급
세계뉴스미디어총회 모습 (타이베이=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제74회 세계뉴스미디어총회(World News Media Congress 2023) 행사에서 닉 홉킨스(Nic Hopkins) 구글 아태지역 뉴스 생태계 협력 총괄 대표가 유료 구독자 확보를 위해 FT스트레티지와 협업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번 총회는 전세계 57개국 500여개 언론사에서 900여명이 참석해 오는 30일까지 사흘간 일정으로 진행된다. 2023.06.29 [촬영 = 손유민]

(서울=연합뉴스) 서명덕 기자 = "AI와 함께 일하는 것이 기자 업무의 표준이 될 것입니다.", "뉴스가 AI 콘텐츠로 오염되지 않도록 여전히 신중해야 합니다."

28일 열린 세계뉴스미디어총회(World News Media Congress 2023) 행사에도 챗GPT로 촉발된 인공지능(AI) 기술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생성형AI, 미디어 구세주인가 킬러인가'라는 주제로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앞으로 뉴스 콘텐츠 생산 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에즈라 이이만(Ezra Eeman) 벨기에 미디어후이스(Mediahuis) 이사는 "생성형 AI가 콘텐츠 생산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며, 결국 모든 뉴스가 잠식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AI로 생성된 콘텐츠는 전 세계 콘텐츠 산업 생산량의 90%를 차지할 수도 있다"며 "생성형 AI에 의해 교란되는 사실 구분과 출처 확인이 언론사들에게 더 중요한 업무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다양한 미디어 사례가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기사 작성에는 AI를 신중하게 활용해야 하지만 AI를 활용한 뉴스 부가 서비스를 만들거나 독자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활용하면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타브 클리트가드(Tav Klitgaard) 덴마크 젯랜드(Zetland) 대표는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며 "회사에 수익을 가져다줬고 언론인들도 성가신 일에서 해방됐다면, 이젠 더 중요한 일에 기자들의 창의력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라 엘리스(Laura Ellis) 영국 BBC 기술예측 책임자는 "생성형 AI를 통해 기사 초안을 작성하거나 요약 정보를 만들어내고 기사를 확장하는 기능 등으로 활용될 수 있어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컨설팅 조직인 FT스트레티지(FT Strategies)는 구글과 협업 과정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사례를 공개했다.

유료 구독자를 확대하기 위해 진단 도구와 분석 기술을 개발하고 AI가 분석한 독자 데이터를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는데 활용한 사례가 담겼다.

사브리나 다랴나니(Sabrina Daryanani) FT스트레티지 아태지역 대표는 "독자들을 이해하고,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미리 예측하는 것이 중요해졌고, 이를 위해서는 AI 기술을 통해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독자와 직접적인 연결점을 구축하는 분석 기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무차별적인 생성형AI 활용을 막기 위해 이용 가이드라인을 제작하는 움직임도 잇따랐다.

프랑스 매체 레제코(Les Echos de Paris)는 기자가 생성형AI를 사용할 때 뉴스 제작 윤리를 위반하지 않도록 이용 원칙을 담은 선언문을 작성했으며, 미국 유명 정보통신 잡지 와이어드도 최근 편집국에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했다.

아그네스 스텐봄(Agnes Stenbom) 스웨덴 십스테드 랩 책임자는 "AI 개발을 위한 언론사 내부 지침을 수립하는데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며 "공정성, 신뢰성, 설명 가능성, 투명성 등을 제시하여 독자들이 AI를 사용한 기사에 대해 완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들은 AI가 뉴스생태계에 끼칠 부정적 영향을 경계했다.

여전히 기자는 뉴스 작성의 주체이며 '개인화 된 이야기'를 통찰력을 녹여 작성해야 독자를 계속 끌어들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생성형AI를 통해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허위 정보가 쉽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언론의 사실 검증 기능이 더 활발해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레사(Maria Ressa) 필리핀 래플러(Rappler) 대표는 총회 개막 연설에서 "인터넷에 게시하는 모든 게시물은 AI가 학습 자료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대규모 언어 모델이 콘텐츠를 흡수하는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전세계 국가들은 언론의 자유와 개인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기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 편집장과 대담에서도 언론이 AI를 활용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졌다.

조셉 칸(Joseph Kahn) 뉴욕타임스 편집장은 "뉴욕타임스가 AI를 뉴스 실험에 즐겨 사용하지만 완제품에 적용할 때에는 매우 신중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AI를 뉴스에 적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만 뉴스 서비스가 AI 콘텐츠로 오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 공간의 정보들은 많은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AI가 뉴스를 작성하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기사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등 주요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저널리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8일(현지시간)부터 사흘 동안 대만 타이베이에서 진행되는 제74회 세계뉴스미디어총회 행사는 전 세계 언론인들이 매년 한 곳에 모여 교류하는 국제회의다.

이번 총회에는 57개국 500여개 언론사에서 900여명이 참가했으며, 연합뉴스 등 한국 6개 언론사도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brian.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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