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당초 계획은 러軍 수뇌부 생포...FSB가 이틀전 알아채면서 반란 돌입"
'일일 반란'으로 끝난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당초 러시아 군 수뇌부 인사를 생포할 계획이었다고 28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서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인 러시아 남부에서 두 명의 러시아 군 최고위 관리를 생포할 계획을 세웠었다고 보도했다. 두 명의 고위 관리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으로 알려졌다.
프리고진은 반란 전부터 러시아군 수뇌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반란 당시에도 쇼이구 장관 등을 처벌하길 원할 뿐이라면서 러시아 군부와 맞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두 사람을 생포해 크렘린궁에 바그너 그룹에 대한 자신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결정을 뒤집어 달라고 요구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이 이틀 전 반란 음모를 파악하게 되면서 일이 틀어졌다. 프리고진은 마지막 순간 계획을 변경하고 모스크바를 향해 행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WSJ는 전했다. 그는 예상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자 빠르게 반란을 중단하고 벨라루스로 몸을 피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세계 각지에 흩어진 바그너 용병 사업 장악에 착수했다.
WSJ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이 세계 곳곳에 구축한 용병 사업 네트워크를 접수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최근 러시아 외교부 고위관계자가 시리아를 방문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바그너 그룹의 용병 사업의 관리 주체가 바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바그너 그룹의 주요 활동 국가인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말리 정부에도 각각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장반란에 실패한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입장에선 돈줄이 끊기게 된 셈이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프리고진은 아프리카와 중동 각국의 정부에 군사 지원을 해 주는 대가로 광물 채굴권과 항구 이용권 등 각종 이권을 챙겼다. 해외 용병 사업으로 바그너 그룹이 벌어들인 수입은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정부는 바그너 그룹의 군사력을 아프리카와 중동 외교의 지렛대로 활용했지만, 용병 활동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바그너 그룹 용병의 민간인 살해 등 인권 침해 논란에 대해선 러시아 정부와 바그너 그룹간 관계를 부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무장반란 사건 이후 용병사업 네트워크를 유지하면서 정부의 관여도를 높이기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국가가 사실상 바그너 그룹의 유지를 맡았음에도 콩코드 기업의 소유주(프리고진)는 군에 음식을 공급하고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연간 800억 루블(약 1조2230억 원)을 벌었다"면서 "당국이 바그너 그룹과 수장에 지급된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조사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아프리카 사하라 남부지역 특사를 지낸 존 피터 팸은 "바그너 그룹의 용병 활동은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면서 "러시아는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상실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WSJ은 "이제 바그너 그룹 작전의 운명은 크렘린궁이 프리고진을 밀어내고서도 3개 대륙에 구축한 바그너 그룹의 제국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반란 사태 이후 바그너 그룹의 장비를 인수하는 등 국방부 산하로 흡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도 바그너 그룹 소속 용병들에게 국방부와의 계약이나 활동 중단, 벨라루스행 등 세 가지 선택지를 제시한 상태다.현재 바그너 그룹에 소속된 용병은 3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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