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년 군위군’ 편입하는 대구시, 서울 면적의 2.5배로 커진다
교통망 개선해 ‘새 식구’로
올해 7월부터 경북 군위군이 대구시 군위군으로 행정구역이 바뀐다. 조선 고종 시대에 군위군이 경북도에 편입된 이후 127년만이다.
대구시는 내달 1일부터 군위군 편입에 따라 시 전체 면적이 1499㎢로 전국 7개 특별·광역시 중 최대 규모가 된다고 29일 밝혔다. 기존에는 인천(1066㎢)이 7개 지역 중 최대 규모였다.
군위군은 지난 2020년 7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후보지 유치 협상 당시 의성군과의 신공항 공동 유치 조건으로 대구시 편입을 요구했다. 인구 2만 수준의 군위군은 최근 수년간 전국에서 가장 소멸 위험이 높은 도시로 꼽혔다. 지역 소멸을 막고 새로운 경제 발전 동력을 얻기 위해 광역지자체 편입을 택한 것이다.
대구시와 경북도 등이 동의하면서 작년 12월 8일 군위를 대구에 편입하는 취지의 ‘경북도와 대구시 간 관할 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896년부터 경북에 속했던 군위군이 대구시 군위군으로 통합된 계기이자, 지자체간 합의로 이뤄진 첫 편입 사례였다.
◇전국 특별·광역시 중 최대 면적·각종 수당도 지원
이번 편입으로 대구시 면적은 기존의 885㎢에서 1499㎢으로 늘어난다. 서울 면적(605㎢)의 2.5배에 달한다. 행정구역은 기존 7구·1군 체제에서 군위군이 포함되면서 7구·2군 체제로 변한다. 인구도 군위군의 2만 3000여명이 더해진 238만여명으로 늘어나고, 예산 규모도 4005억원이 늘어난 16조 8682억원이 된다.
기존에 군위군이 추진했던 복지사업은 그대로 유지되거나, 대구시에서 시행하는 사업과 함께 확대 시행된다. 우선 올해 상반기 기준 총예산 37억 규모로 군위군에서 가구당 60만원을 지급하던 농민수당을 편입 후에도 지원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군위군 자체 농민수당 조례 제정과 예산 마련으로 농민수당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전명예수당 등 보훈수당도 기존에 군에서 지급되던 금액만큼 받을 수 있으며, 군위군에서 지급하지 않던 5·18 유공자, 특수임무유공자 수당에 대해선 대구시 기준을 적용해 추가 지급하는 등, 각종 수당이 지원된다. 대구시가 재난 및 사고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시민안전보험도 군위군민에게 적용된다. 보험 범위는 군위군민이 기존에 보장받던 사망·부상치료비 등 9종에서 18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 분야에선 군위군을 대구 관내 1학군으로 편입해 내년부터 군위 지역 중학생이 대구 지역 내 모든 고등학교에 지원할 수 있다. 군위고 진학 역시 군위 출신 학생이 우선 진학할 수 있도록 ‘지역우선전형’을 도입했다. 군위군의 삼국유사도서관에 더해 대구 지역 36개 공공도서관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우편번호는 변경, 지역번호는 유지
경찰·소방 사무도 관할이 변경된다. 군위경찰서는 내년 1월부터 대구경찰청 산하로 바뀌며, 경북 의성소방서에서 관할한 군위 지역은 내달부터 대구 강북소방서가 맡는다. 접근성을 위해 군위에는 119 출장소를 설치해 각종 소방업무를 처리할 방침이다.
우편번호는 경북도 번호체계인 39000∼39066번에서 대구시 번호체계인 43100∼43166번으로 배정된다. 반면 전화 지역번호는 당분간 그대로 유지된다. 대구시는 기존의 ‘053′을, 군위군은 편입 후에도 경북 번호인 ‘054′를 쓰게된다. 군위군 관계자는 “지역번호 변경에 따른 행정 비용과 혼란을 줄이고자 편입 초기에는 번호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와 군위를 잇는 교통 환경도 개선된다. 급행9번과 급행 9-1번이 7월 1일부터 대구와 군위를 오가게되며, 환승 서비스도 대구시민과 똑같이 적용된다. 농어촌버스나 마을버스 및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이용 후 30분 내에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무료로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두 지자체가 단일 사업구역으로 지정되는만큼 대구와 군위를 택시로 오갈 때도 할증 요금이 붙지 않는다.
이와 별도로 대구시는 10조원을 투입해 대구와 군위를 잇는 팔공산 관통 고속도로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까지 연결하는 신공항 철도 등 각종 교통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군위군에 대한 환송·환영 행사도 예정돼 있다. 경북도는 오는 30일 군위군청에서 이철우 경북지사를 비롯해 김진열 군위군수 등 도내 23개 지자체장과 함께 경북을 떠나는 군위군의 환송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편입 이후인 내달 3일엔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등 대구·경북지역 기관단체장 등 800여명이 군위군 편입 기념식을 개최할 방침이다.
김종한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127년만에 새 식구가 되는 대구시와 군위군이 서로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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