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가입해 큰 돈 벌었다"…한국서 보험금 1800만원 탄 중국인

정심교 기자, 김세관 기자 2023. 6. 2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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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실손의료보험, 정액보험 등을 통해 고액의 보험금을 타가면서 국내 보험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홍슈'에는 한국에서 실손보험, 정액보험에 가입해 실비(실손의료비)·진단비 등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받아냈다는 중국인들의 후기와 인증샷들이 속속 올라온다.

한국 실손보험과 정액보험 관련 관심이 늘어나자 중국인들을 상대로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설계사들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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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국인이 보험설계사로부터 한국 민영보험의 치과 보험 보장 내용을 항목별 중국어로 안내 받은 후 샤오홍슈에 올린 사진. 최근 이 앱에선 한국에서 치과 보험에 가입하면 임플란트를 거저 치료 받을 수 있다는 후기가 속속 올라온다. /사진=샤오홍슈 캡처.


중국인들이 실손의료보험, 정액보험 등을 통해 고액의 보험금을 타가면서 국내 보험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중국 네티즌이 고객의 진단비를 올린 게시글에 '재테크 고수'라 칭송하는가 하면 "재테크를 위해 한국 보험에 가입하고 싶다"는 글까지 적으면서 보험을 악용하려고 해서다. 보험금을 노리고 과잉진료가 발생하면 대다수인 선의의 보험 가입자는 보험료 인상이라는 부담을 안게 된다. 중국인은 우리나라에서 4년간(2018~2021년) 2844억원의 국민건강보험 적자를 떠안겨 '건보 먹튀' 논란에 불을 지핀 바 있는데 이번에는 '실손보험 먹튀' 논란까지 나타날 전망이다.

최근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홍슈'에는 한국에서 실손보험, 정액보험에 가입해 실비(실손의료비)·진단비 등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받아냈다는 중국인들의 후기와 인증샷들이 속속 올라온다.

실제로 '샤오홍슈'에는 △한국 치과에서 치료받고 600만원 탔다 △월 1만원대 한국 실손보험에 가입하고 800만원짜리 수술을 받고 200만원만 냈다 △한국에서 세 차례 수술받고 1800만원(그중 665만원은 진단비로 추정)을 받았다는 등의 글과 인증샷 수백개가 게시돼 있다. 댓글을 단 중국인들은 "보험 어디서 가입할 수 있느냐", "재테크 고수네", "한국 보험은 재테크에 제격"이라는 등의 관심을 보인다.

한국 실손보험과 정액보험 관련 관심이 늘어나자 중국인들을 상대로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설계사들도 생겼다. 중국 SNS에선 한국 실손보험 가입을 담당하는 보험설계사들의 명함 사진도 공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국어·한국어에 모두 능통한 '조선족·화교' 보험설계사가 보험 혜택을 중국어로 번역해 올리며 중국인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한국에서 보험설계사로 근무한다고 밝힌 한 게시자는 갱신형 치아 보철치료비(임플란트 무제한) 보험금 1400만원을 포함, 치과 치료로 총 1515만9628원을 받아 간 한 가입자의 입금 내역을 인증하며 한국 실손보험, 정액보험 등의 가입을 유도했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을 '재테크'로 보고 가입하는 경우 허위 가입, 허위 청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손해율을 높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 보험 3사의 중국인 실손보험 손해율은 △A사 123.1% △B사 124.1% △C사 110.7%로 전체 외국인의 손해율 △A사 115.4% △B사 117.0% △C사 103.8%보다 높다.

중국인이 가입할 때 고지의무 위반을 하더라도 가려낼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보험업계의 고민이다. 예컨대 중국에서 암으로 진단받고 한국의 실손보험에 가입할 때 해당 병력 여부에 체크하지 않으면 원칙상 고지의무 위반이지만, 보험사가 중국 병원까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고지의무 위반 여부를 알아내기 어렵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금으로 고액을 받았다면 보험 가입 당시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허위 가입, 허위 청구일 가능성이 있다"며 "보험금 허위·과잉 청구가 많아지면 결국 보험료 전체가 인상돼 가입자 대부분인 우리 국민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3일에 나눠 총 1800만원 가까이 받았다는 중국인 여성이 올린 인증샷. 그중 665만원은 별도로 챙길 수 있는 진단금으로 추정된다. 이 여성은 "한국에서 싸게 가입해 수일 내로 큰 돈을 받을 수 있다"며, 보험 가입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사진=샤오홍슈 화면 캡처.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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