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피해 막으려다… ‘실종’ 수문 관리원, 숨진 채 발견

지난 28일 오후 전남 함평군 엄다면 하천에서 소방특수구조대원이 전날 밤 폭우 피해를 막으려다가 실종된 수리시설 감시원을 찾아 수중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중호우가 시작되자 수문을 점검하러 갔다가 실종된 60대 수리시설 관리원이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29일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7분쯤 함평군 엄다면 한 펌프장 다리 아래쪽에서 수리시설 관리원 오모(67) 씨가 실종된 지 36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오 씨는 지난 27일 오후 10시 32분쯤 폭우로 물이 불어나자 수문을 열기 위해 엄다천 인근으로 나섰다가 실종됐다. 당시 동행했던 남편이 손전등을 가지러 자리를 비운 사이, 오 씨가 수문 주변 부유물을 제거하다 물살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된다. 오 씨가 사고를 당한 날 함평에는 오후 9시부터 10시까지 71.5㎜의 폭우가 내렸다.

경찰과 소방 특수구조대는 펌프장 일대를 수색했고, 실종 지점으로부터 1㎞ 가량 떨어진 교각 아래에서 수풀에 걸려 있는 오 씨를 발견했다. 경찰이 오 씨 사망 사건을 일반 변사 사건으로 종결 처리하면 가족장이 치러질 전망이다.

오 씨는 지난해부터 농어촌공사 위촉 수리 시설 관리원으로 활동해왔으며, 마을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오후 전남 함평군 엄다면 하천에서 소방특수구조대원이 전날 밤 폭우 피해를 막으려다가 실종된 수리시설 감시원을 찾아 수중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29일 최대 60㎜의 강한 비가 예상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부분과 충남, 강원 등 일부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30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경기 북부와 전라권, 제주도에 100~200㎜, 제주도에 많은 곳은 250㎜까지 내릴 전망이다. 서울과 인천, 경기 남부, 충청권, 경상권은 50~120㎜, 많은 곳은 150㎜까지 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