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남 돌아와” 총선 앞 여당의 구애는 성공할까

구민주 기자 2023. 6. 2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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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학자금 4종 세트’ 이어 ‘군심 잡기’에 집중
대선 후 돌아선 청년 표심 재조준…이준석 갈등 등 숙제 남아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3일 서울 마포구 홍대 한 소극장에서 열린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 행사에서 '대학생 종합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총선을 9개월 앞두고 청년 표심을 다시금 끌어오기 위한 구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손을 들어준 '이대남(20대 남성)' 등 청년 남성 공략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여당에선 더불어민주당 겹악재까지 맞물려 청년들의 지지세가 뚜렷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청년 지지층이 두터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관계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3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 마포구 홍대 앞에서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 행사를 열고 '학자금 4종 세트'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국민의힘'이라고 하면 보통 '늙은 사람이 많다' '청년들은 공감 안 해준다'는 인식이 있다"며 "과거와 달라질 치열한 각오를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곧장 452억 규모의 학자금 대출이자 면제‧1140억원 규모의 국가장학금 지원 확대 등이 담긴 지원책을 '청년약속(청약) 1호'로 정했다. 김 대표는 취임 후 대학생 천원의 아침밥‧토익 시험 성적 유효기간 연장 추진 등 '청심' 잡기에 몰두해왔다.

특히 과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줬던 2030 남성들을 겨냥한 행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당‧정은 28일 예비군 훈련을 받는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대학들을 강력하게 단속하고 향후 재발금지를 위해 학칙을 개정할 것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예비군 학습권 보장 법제화'란 이름의 약속을 '청약 2호'로 삼고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여당이 이처럼 청년 민심에 신경 쓰는 것은 2030세대 표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총선 승리에 열쇠가 될 것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050세대에선 민주당이, 6070세대 이상에선 국민의힘이 확실한 우위를 굳힌 상황에서 2030세대가 캐스팅보터로서 승부를 결정지으리라 보는 것이다.

대선 이후 한동안 청년들로부터 싸늘한 외면을 받았던 국민의힘으로선 지금이 청심을 재조준할 '적기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김남국 코인 사태 등으로 민주당에 대한 청년들의 이탈이 가속화하는 만큼 공중에 표류해 있는 이들을 빠르게 끌어오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랫동안 청년 민심이 저조해 당내 고민이 깊었는데 최근 들어 고무적인 분위기가 조금씩 느껴진다"며 "민주당이 저리 헤매고 있을 때 연이어서 차별화된 청년 정책을 내보이면, 내년 총선에서 눈에 띄는 차이가 나타날 거라고 믿는 눈치"라고 전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는 이러한 국민의힘 분위기를 더욱 고취시켰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실시해 23일 발표한 6월 넷째주 정당지지율에 따르면, 20대 지지율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20대에서 국민의힘이 전주 조사(16%) 대비 7% 포인트 오른 23%를 기록해, 전주보다 무려 12%포인트 급락한 민주당(21%)을 앞선 것이다.

앞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9~21일 진행해 지난 22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20대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은 27% 민주당은 17%를 기록했다. 30대에서도 국민의힘이 30%로 민주당 27%를 앞섰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자신에 찬 청년 구애가 중요한 순간 얼마나 효과를 발휘해 줄진 미지수다. 무엇보다 당 지도부가 2030 남성 표심의 일등공신이었던 이준석 전 대표 및 이준석계 인사들과 여전히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이 전 대표 청년 지지자들은 앞서 그의 징계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이 '공정'의 가치를 크게 훼손시켰다고 비판해왔다. 이들은 이후 지난 3월 정부‧여당이 전당대회에서 보인 '비윤 배제' 과정을 지켜보며 더욱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분위기가 여전한 상황에서 만일 향후 이 전 대표 등 비윤계를 둘러싼 총선 공천 논란이 벌어질 경우, 청심은 이들로부터 또 한 번 차갑게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의식해 지도부가 먼저 당 바깥의 비윤계 인사들에게 손을 내밀도 화해와 통합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한국갤럽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0.5%다. NBS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5.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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