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발언 후폭풍… 유인태 "그 정권서 검찰총장 왜 했나" 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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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전날(28일) 종전선언을 추진한 문재인 정부를 사실상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정 의원은 "남북 화해·협력을 추구했던 전임 정부가 반국가 세력이라고 규정한 것 아닌가"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반국가 단체, 간첩이라고 이야기한 것과 같은 인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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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전날(28일) 종전선언을 추진한 문재인 정부를 사실상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보수관변단체 행사에서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를 띤 발언이라 해도 선을 넘었다는 것이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전임 정부의 정책을 문제 삼아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한 대통령은 처음"이라며 "국민들이 동의하기도 어렵고 용납할 수도 없는 극단적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동의 위에서 추진된 한반도 정책을 문제 삼아 전임 정부를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한 것은 국민 통합의 정신에 정면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설마 대통령이 저런 말씀을 했을까 제 귀를 의심했다"며 "증오를 부추기는 선동연설로 광기사회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젖힌 것"이라고 직격했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한 라디오에 나와 "자기는 그 반국가세력에게 가서 그 요직의 검찰총장은 왜 했나"라고 반문하면서 "윤 대통령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해선 안 될 말이고 점점 더 극우에 포획돼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 정책 및 인사 등을 모두 '반국가세력'으로 맹비난한다면 과연 그 정부에서 특검보, 검찰총장을 역임하신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반국가세력인가"라며 "반국가세력 및 반국가세력 정부의 부역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입만 열만 문재인 탓"이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정성호 의원도 한 공중파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선을 넘어도 많이 넘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남북 화해·협력을 추구했던 전임 정부가 반국가 세력이라고 규정한 것 아닌가"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반국가 단체, 간첩이라고 이야기한 것과 같은 인식"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누구의 생각인지 밝히고, 윤 대통령 본인의 생각이라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은 모른 척 넘어갈 생각은 접어두고 오늘의 질문에 답하기를 촉구한다"며 "윤석열 정부가 나라를 팔아먹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국민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차원에서도 국회 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김영배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단에서도 논의가 있었는데 국회 운영위 소집을 제안하려고 한다"며 "이 문제는 대통령의 개인적 발언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공식적인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팩트에 근거한 발언'이라며 옹호하고 나섰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경기 평택에서 제2연평해전 승전 2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한 발언은 정확한 팩트에 근거한 것이기에 더불어민주당이 거기에 대해 반발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다"며 "종잇조각에 불과한 종전선언 하나 가지고 대한민국에 평화가 온다고 외친다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거듭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8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제69주년 행사에 참석해 축사에서 "우리는 올바른 역사관, 책임있는 국가관, 명확한 안보관을 가져야 한다"며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세력들은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청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 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말했다.
한국자유총연맹은 한국전쟁(6·25) 직후인 1954년 6월 '아시아민족반공연맹'에서 출발한 이후 대표적인 보수 관변단체로 꼽혀왔다. 현직 대통령이 이 단체의 창립기념행사에 참여한 것은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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