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노란봉투법에 이태원특별법·日오염수 결의안 또 강행?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을 포함한 쟁점 법안들을 두고 여야가 또 한 번 격돌할 전망이다. 과반 의석을 틀어쥔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또다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법안폐기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30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이 '부의'될 전망이다. 부의는 본회의에서 안건 심의가 가능한 상태가 된단 뜻이다.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한 사측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달 24일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를 통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됐다. 여당은 노란봉투법이 불법파업을 조장할 것을 우려,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고, 가결·선포 행위 효력 정지 및 본회의 안건 상정 금지 가처분도 신청한 상태다.
국회법에 따르면 본회의 직회부된 법안은 30일 이내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기간이 지난 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부의 여부를 무기명으로 표결토록 돼 있다. 의결 조건은 국회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민주당이 총 167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 단독으로도 부의가 가능하다. 본회의 부의 결정 이후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 의견을 듣고 상정 여부를 결정한다.
노란봉투법은 여당인 국민의힘이 '일방적 날치기 강행 처리'라고 비판하는 등 여야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부의 직후에 법안이 곧바로 상정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여당에서는 법안이 상정될 경우, 통과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까지 검토 중이다.
특히 노란봉투법은 야당 주도로 처리시 앞선 양곡관리법, 간호법 등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높다. 양곡관리법과 간호법은 결국 다시 국회로 돌아와 재표결 결과 폐기됐다.
노란봉투법 외 또 다른 쟁점 법안인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태원 참사 특별법)도 이날 본회의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특별법은 야 4당(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소속 및 무소속의 183명 의원이 지난 4월 공동 발의한 법안이다. 야4당은 29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 패스트트랙 지정동의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특별법은 △독립적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필요시 특조위 요청에 따른 특별검사 임명 △피해자 회복 지원 방안 등 내용을 담고 있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서는 재적의원 5분의3(180석)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민주당 외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도 특별법 내용에 동의하는 만큼 지정 가능성이 높다. 패스트트랙 지정시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최대 180일)와 숙려기간(60일)을 거쳐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그동안 '재난의 정쟁화'를 우려해 법안 처리에 반대 입장을 보여온 반면 야당 측은 특별법 제정을 통해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소홀히 한 점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재발을 방지하겠단 입장으로 맞섰다.
이밖에 민주당은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를 막기 위한 국회 결의안도 30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지난 2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회의장에서 퇴장한 상태에서 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해당 결의안을 처리했다. 결의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관계 부처에 국회의장 명의로 결의안 내용이 권고의 취지로 전달된다. 다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한편 부모가 아기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 병원 등 의료기관이 지방자치단체에 출생 사실을 알리도록 하는 내용의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이하 출생통보제법)은 여야 이견 없이 신속하게 입법절차를 밟아 온 만큼 30일 본회의에서 무난히 통과할 전망이다. 최근 감사원 감사로 출생 미신고 영아들의 유기·사망 사건이 논란이 되면서 입법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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