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치매·뇌경색 진료비 5년만에 1兆 급증…그런데 '약도 의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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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고령층의 치매·뇌경색 두 질환에 대한 요양급여가 5년만에 1조원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층의 치매와 뇌경색 두 질병에서 발생한 요양급여 비용만 5년간 1조원이 늘어 2021년 기준으로 3조원에 육박한 셈이다.
고령층 10대 입원 관련 질환 가운데 1인당 진료비가 1000만원이 넘는 병은 치매와 뇌경색 외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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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고령층의 치매·뇌경색 두 질환에 대한 요양급여가 5년만에 1조원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장기간 입원이 필요한 두 질환 특성상 1인당 진료비가 높은데다 급속한 고령화까지 맞물리면서 요양급여 총액이 빠른게 늘었다. 앞으로 관련 의료수요는 2배 이상 불어날 것으로 예상돼 요양급여 증가속도도 가팔라질 전망이지만 아직 이들의 입원 빈도와 기간을 낮출 획기적 치료제는 사실상 없다. 치매와 뇌경색 환자를 돌볼 의사도 줄어들 전망이다.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층 질환 가운데 요양급여 비용이 가장 높았던 질병은 알츠하이머 치매로 약 1조7600억원의 급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5년 전인 2016년 1조1700억원과 비교하면 10년간 급여는 약 60% 불어났다.
뇌경색 요양급여도 1조원을 넘겼다. 2021년 기준 뇌경색 요양급여는 약 1조1000억원으로 2016년 대비 55% 증가했다. 고령층의 치매와 뇌경색 두 질병에서 발생한 요양급여 비용만 5년간 1조원이 늘어 2021년 기준으로 3조원에 육박한 셈이다. 고령층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10대 입원 관련 질환 전체 요양급여의 60% 가량이 이들 두 질환에서 발생했다.
특히 두 질환의 환자 1인당 진료비가 다른 질환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2021년 기준 고령층 치매 환자 1명의 평균 진료비는 약 1500만원으로 전체 질환 가운데 가장 높았다. 뇌경색이 약 1400만원으로 그 다음이었다. 고령층 10대 입원 관련 질환 가운데 1인당 진료비가 1000만원이 넘는 병은 치매와 뇌경색 외엔 없었다. 오랜 입원이 필요하고 거동 불편에 따른 부가적 의료 처치 빈도도 높아 1인당 진료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급속한 인구 고령화가 맞물리며 전체 요양급여 규모 자체가 지난 5년간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됐다.
고령층 치매, 뇌경색 환자 증가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져 요양급여 비용도 한층 불어날 전망이다.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의료수요가 고령층에 집중된 전문과목은 고령층 증가에 따라 의료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특히 뇌졸중과 치매 등을 다루는 신경과는 30년간 2배 이상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의료현장에서 큰 효과를 보인 치료제가 마땅히 없다는 점도 치매, 뇌경색을 앓는 고령층의 입원 증가가 앞으로도 불가피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베링거인겔하임이 1980년대 개발한 '액티라제'가 지금까지 허가된 유일한 뇌경색 치료제지만 발병 3~4시간 이내에 투약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시간을 넘겨 투약하면 출혈과 사망 등을 일으키는 한계가 있다.
치매 치료제의 경우 현재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공동개발한 '레카네맙'과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앞두고 있지만 승인된 이후 실제 의료현장에서 어느정도의 효과를 낼지는 아직 미지수다. 레카네맙은 임상 3상 과정에서 뇌부종 등 부작용 발생률이 10%였고 도나네맙은 임상 투약 환자 24%에서 뇌부종이 관찰됐다.
이처럼 앞으로 고령층 치매, 뇌경색 환자는 지금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날 테지만 반대로 이들을 돌볼 신경과 의사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 의료체계 부담을 더욱 키울 우려가 크다는게 의료계 지적이다. 대한뇌졸중학회에 따르면 올해 신경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의사 83명 중 뇌졸중 분야 전임의로 지원한 의사는 5명에 불과하다. 차재관 동아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현 추세대로라면 이르면 5년 뒤엔 연간 10만명씩 발생하는 뇌졸중 환자를 진료할 전문의 수가 크게 부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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