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때 전쟁터' 마산의료원, 엔데믹 후 한산…이젠 '병원 생존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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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있는 경상남도 마산의료원(이하 의료원). 보통의 대형 병원에선 잘 느껴지지 않는 한산한 기운이 감돌았다.
내원 환자보다 병원복을 입은 직원이 더 많이 보여 의료원이 현재 처해 있는 어려운 현실을 짐작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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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운영난…"정부·지자체 지원책 마련돼야"
(창원=뉴스1) 이현동 기자 = 29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있는 경상남도 마산의료원(이하 의료원). 보통의 대형 병원에선 잘 느껴지지 않는 한산한 기운이 감돌았다. 환자들이 붐빌 만한 시간대였지만 1층 접수대와 대기 장소에는 60~70대로 보이는 환자 5~6명만 보일 뿐이었다. 내원 환자보다 병원복을 입은 직원이 더 많이 보여 의료원이 현재 처해 있는 어려운 현실을 짐작케 했다.
경상국립대학교가 운영하는 의료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도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전선에서 감염병과 싸워온 경남 유일의 공공의료기관이다. 그런데 엔데믹이 찾아오자 이번에는 ‘병원 생존을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어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료원은 2016년 4월 신축 개원한 이후 2019년까지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외래환자가 꾸준히 늘어 당시 병동 7개에 288개이던 병상이 90~100% 수준으로 가동돼 매년 수십억 원의 흑자가 났다.
그러나 2019년 말~2020년 초,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하고 의료원이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코로나 환자로 인해 기존 입원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보내야만 했고, 병상가동률도 절반으로 줄었다. 의료원의 연도별 병상가동률은 △2019년 88.1% △2020년 39.7% △2021년 46.3% △2022년 40.5% △2023년(5월까지) 46%다.
환자 수(외래·입원) 역시 △2019년 29만 6526명 △2020년 15만 2039명 △2021년 7만 8307명 △2022년 17만 6997명 △2023년 6만 2723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환자가 없으니 7개 병동을 다 운영하지 못해 의료원은 현재 1개 병동을 폐쇄한 상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정부로부터 매년 100억~200억원 규모로 지급 받은 손실보상금도 지난 3월(14억원)을 마지막으로 끊겼다. 지난해 10월 18일자로 감염병전담병원 지정이 해제됐기 때문이다.
의료원은 손실보상금을 포함한 연도별 당기순이익을 △2019년 47억원 △2020년 47억원 △2021년 134억원 △2022년 4억원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의 이러한 흑자경영 덕에 의료원 운영이 당장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올해(지난달 기준)는 벌써 23억원 가까이 적자인 상황이다. 이대로면 올 한해 최소 70억~80억원 적자가 예상되며 이로 인해 의료서비스 품질이나 의료진 사기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까지도 벌어질 수 있다.
현재 의료원에는 의사직 28명 정원에 23명이 근무하고 있다. 정원도 다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경영난이 겹쳐 의료진 이탈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에 반해 공공의료시설이라는 특성상 초봉이 높은 편이 아니라 의사 수급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의료원 기획예산과 류남욱 과장은 “환자 유치·병원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홍보 활동, 각종 계약 시 경쟁입찰을 통한 사업비 절감, 의료 서비스 품질 향상 등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원 운영이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다. 의사 수급 정책이나 의료 환경 개선 등 장기적인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최소한의 운영비가 마련되도록 정부·지자체 차원에서의 지원 제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lh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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