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2200억 쾌척…이복현 "상생금융 속도 높여달라"(종합)
"증권범죄 막을 '패가망신법' 개정 기대…KB금융 회장 승계, 모범사례돼야"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카드사 등 제2금융권에 경기 침체기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공급이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 우리카드가 카드사 중 처음으로 영세 가맹점‧저소득층 대상 신규자금 지원 등을 포함한 2200억원 규모 상생금융 패키지를 마련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으며, 앞서 상생금융 지원을 약속한 은행들에게는 집행에 속도를 높여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증권범죄와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이른바 '패가망신법'이라 불리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지배구조 개편을 앞둔 KB금융에는 업계에 모범이 될 수 있는 좋은 선례가 돼 달라고 했다.
◇카드업계도 '상생금융' 동참…우리카드, 2200억원 규모 취약계층 지원
이복현 원장은 29일 우리카드와 함께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굿네이버스 후원금 전달식에 참석했다.
전달식에서 이 원장은 최근 카드사 등 제2금융권이 연체율 상승 등으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소상공인 등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공급이 과도하게 축소되는 것 아닌지에 대한 우려감을 드러냈다.
그는 "합리적인 여신심사를 통해 서민에 대한 자금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도 충실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카드가 상생금융 패키지에 영세 가맹점‧저소득층 대상 신규자금 지원을 포함한 것은 매우 의미있고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날 우리카드는 영세 카드가맹점‧취약계층을 위한 총 22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했다. 소상공인 등 저소득층 대상 신규대출 800억원, 영세‧중소가맹점 카드 이용대금 캐시백 100억원, 연체차주 저리 대환대출‧채무감면 1300억원, 가맹점주 대상 상권분석‧마케팅 서비스 제공 등이다.
이 원장은 경기 침체 장기화로 가계,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채무 부담이 크다고 우려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가정의 와해, 붕괴까지 발생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며 앞서 상생금융 집행을 약속한 금융사들게 지원 집행에 속도를 내 줄 것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일차적으로는 시중은행, 지방은행 등에서 종전에 발표 내지는 진행해 주신 상생금융 프로그램들이 여신 기준으로만 135조원, 이자감면 혜택 기준으로는 9128억원 정도"라며 "현재 여신 기준으로는 한 24조원, 이자감면 혜택 기준으로는 2063억 정도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9월에 있는 코로나대출 만기 연장 상환유예 종료 시점이라든가 단기자금 시장의 이자 상승 추세 등을 감안했을 때 재정 집행이 조기에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 "증권범죄와의 전쟁 위해 '패가망신법' 개정 기대"
이 원장은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 사범에 대한 강력한 경제적 처벌이 담긴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주가조작 사태 등에 대한)여러 가지 반성적 고려로 최근 금융위원회, 금감원, 한국거래소뿐만 아니라 검찰까지 함께 유관기관들이 총력을 다해 불공정거래 세력들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률을 처리해주실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사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심의중이다. 개정안은 주가조작, 미공개정보이용, 부정거래 등 3대 자본시장 불공정 사범에 대해 기존 형사처벌 외에도 범죄 부당이익 환수와 징벌적 성격의 과징금을 부과해 증권범죄자들에게 강력한 '경제 처벌'을 내리자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이 원장은 "법 체계와 관련된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서 법사위에서 적절하게 지적해준 부분은 금융위, 법무부 등과 논의해 추가 수정안을 마련하는 등 최근 2~3주 사이에 집중적으로 소통하며 노력을 해왔다"면서 "(법안이 통과가 되든, 설령 부결되더라도) 희망을 놓지 않고 끝까지 노력을 하겠다는 점을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법사위의 지적 역시 우리 자본시장법의 체계를 조금 더 합리적으로 다듬고 집행 과정에서 조금 더 예측 가능하며 명확하게 할 수 있는 지적일 것"이라며 "이런 지적으로 (법률을 다듬는 것이) 향후 집행이 더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KB금융 회장 승계 절차…좋은 선례로 업계에 모범돼야" 한편 지배구조 개편을 앞둔 KB금융에도 승계 절차가 합리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까지로, 만료가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에서는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관심이 큰 상황이다.
이 원장은 "KB금융 회장 승계 절차가 후보들에 대한 공평한 기회 제공 등 합리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며 "업계 모범을 쌓는 절차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KB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승계 프로그램도 잘 구성돼 있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저희가 최근에 점검을 하면서 조금 더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의견을 드린 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하반기에도 큰 틀에서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역전세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 움직임이 있는데, 전반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세로 확산될 수 있음을 경계한 것으로 분석된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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