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 정전 때 전기차 폐배터리로”…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을까
전기차에서 사용했던 폐배터리가 농업 현장에서 활용된다.
제주도는 전기차에 장착됐던 사용후배터리(폐배터리)를 소형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만들어 비닐하우스에서 활용하는 방안이 개발됐다고 29일 밝혔다. 제주도는 이날 오전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인 대표, 관계 공무원 등이 참가한 가운데 비닐하우스용 소형 에너지저장장치 운영 사례를 선보이는 시연회를 열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비닐하우스용 소형 에너지저장장치는 태풍 등으로 정전이 일어났을 때 환풍기, 개폐기 등의 작동이 중단돼 농작물이 피해를 입을 것에 대비한 것이다. 소형 에너지저장장치를 비닐하우스에 설치하면 정전이 발생해도 전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온도 유지 등을 할 수 있다. 정전이 되더라도 환풍기 5개를 동시에 4시간 동안 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제주에서는 전기차 폐배터리를 활용한 제품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폐배터리를 이용한 태양광 가로등 에너지저장장치를 비롯해 과수원에서 감귤을 담아 이동하는 농업용 운반차량, 농업용 고소작업차, 교환식 전기스쿠터에 폐배터리 활용하는 제품 등이 개발됐다. 전기차에서 사용했던 폐배터리는 성능이 떨어져 차량운행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크기가 작은 운반차량, 전기스쿠터에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오는 10월부터 폐배터리 안전성 검사제도가 시행되는 만큼 올해 말부터 해당 제품을 상용화 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정부는 관련 법률을 개정해 전기차 등에서 나오는 사용후 배터리를 폐기하지 않고 전기저장장치 등으로 재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성 검사 의무, 안전성 검사 표시 등을 의무화했다.
제주도는 지역에서 폐배터리 안전성 검사가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검사 인력과 장비 구축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테크노파크와 함께 검사기관을 지정에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고, 지난 10월에는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 내에 안전성 검사를 위한 공간인 배터리 안전시험동도 준공했다”면서 “전기차의 사용후배터리를 순환자원으로 활용하고 신산업으로 육성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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