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혐의 전직 민노총 간부 4명 월·수, 주 2회 집중심리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간첩 혐의로 기소된 전직 민주노총 간부들 재판이 앞으로 주2회 집중심리로 진행된다.

수원지법 형사14부(고권홍 부장판사)는 전 민주노총 조직쟁의국장 석모(52)씨 등 4명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마지막 준비기일을 열고 "앞으로 월요일과 수요일 집중심리로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석씨 등에 대한 첫 공판은 7월5일 열린다. 첫 공판에는 검찰측이 신청한 국정원 수사관 4명의 증인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국정원 직원에 대한 증인신문이기 때문에 공개재판이기는 하나 신변이 보호된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 수사관은 석씨 등이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하는 모습을 직접 촬영하거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는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판에서는 국정원 직원이 촬영한 해당 영상을 놓고 검찰측과 변호인측의 의견이 오갔다.

검찰은 수사기법과 국정원 직원 신원 노출을 우려해 재판부에 영상 원본 없이 캡처본만 제출했었다.

이에 변호인측은 "필요하다면 영상을 편집해서라도 제출을 해달라"며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당연히 확인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방어권 침해'가 맞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에서 동영상을 증거로 제출 안 한 상태에서 증인신문을 하고 동영상 시연을 통해 피고인측에서 직접 보고 반박해야 하는데 법정에서 즉흥적으로 반박하는 건 방어권 침해가 맞다"고 했다. 이어 "(국정원 직원의 모습이 담기지 않는 방법으로) 동영상을 편집해 사본을 변호인들에게 주는 방향으로 해달라"고 덧붙였다.

박광현 수원지방검찰청 인권보호관이 10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브리핑실에서 '노동단체 침투 지하조직'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중간 수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5.1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앞서 석씨 등은 지난 5월10일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모두 102회에 걸쳐 북한 지령문을 받고 간첩활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2017년 9월~2019년 8월 중국과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 직접 북한 공작원을 접선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이들은 또 2020년 6월~2022년 9월 대북통신용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 북한과 연락을 취하고 조직원들과 접선할 수 있는 신호방법 등을 만든 혐의도 있다. 이런 과정에서 북한 지시에 따라 민노총 위원장 선거 후보별 계파 및 성향, 평택 미군기지·오산 공군기지 시설·군사 장비 등 사진을 수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 주거지와 사무실 등의 압수수색을 통해 역대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중 최대 규모의 북한 지령문과 보고문을 찾아냈다.

검찰은 민주노총 본부 A씨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지령문을 해독하는 암호키 등 증거를 확보했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