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민 1만7000명 '존엄성 있는 삶의 마무리' 결정

2018년 시행 연명의료결정제도, 19세 이상 시민 3.7% 의향서 등록
70대 이상 고령자 비율이 절대적, 30~60대도 40% 가까이 돼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지난 2018년 2월 시행된 연명의료결정제도를 이용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남양주시민이 1만7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명의료결정제도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본인 의사에 따라 받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29일 경기 남양주시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지정 등록기관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남양주시민은 1만7918명으로, 연명의료결정제도 대상 인구인 19세 이상 주민 49만1310명의 3.7%에 달한다.

이는 전국 기준 등록비율 4.5%보다는 다소 낮지만, 경기도 평균치인 3.3%보다는 높은 수치로 의료적 판단이 필요한 순간에 본인의 의사로 삶을 마무리한다는 특수성을 생각하면 상당히 많은 인구가 사전에 연명의료 여부를 결정한 셈이다.

다만 연령대별로는 관심도나 기대수명 등을 고려할 때 어쩔 수 없이 고령층 작성자가 월등히 많아 70대 이상이 1만732명, 30대에서 60대까지가 7151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30대 미만은 35명밖에 되지 않았다.

말기 또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의료진을 통해 작성하는 연명의료계획서와 달리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불의의 사고로 본인이 직접 의사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치를 발휘한다.

중단 가능한 연명의료 시술은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체외생명유지술, 수혈, 혈압상승제 투여로, 이 밖에 환자에게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시술도 포함된다.

연명의료결정제도는 존엄한 삶의 마무리 과정을 본인 의사로 결정해둔다는 의미 외에도 남겨진 가족들의 연명치료 중단 판단과 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가족과 의료진의 법적 책임 문제, 경제적 문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동안 현장에서 발생했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보관 문제나 관리기관과 의료기관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정보공개 격차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최근 보건복지부가 최근 연명의료결정법 시행규칙 개정에 나서 이 역시 조만간 개선될 전망이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남양주시에서는 지정 의료기관 2곳과 건강보험관리공단 지사에서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이 가능했으나, 지난달 24일 남양주시 풍양보건소도 국립연명의료기관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됐다”며 “의향서는 충분한 상담 후에 작성하게 되고, 등록 후에도 언제든지 철회가 가능한 만큼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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