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살 사람은 산다'…나이키·뉴발도 '야금야금' 인상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한때 전국에 '범고래'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나이키 덩크로우와 뉴발란스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뉴발란스 530'의 가격이 최근 1만원씩 올랐다. 인건비와 물류비, 그리고 원자재비가 오르면서 신발 등 의류 가격도 야금야금 오르는 모양새다. 통상 의류업계 성수기라고 불리는 가을·겨울 시즌을 앞두고 옷값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소비자의 물가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생산원가 올라 인상 불가피
29일 업계에 따르면 흰색과 검은색이 배색돼 '범고래 덩크'로도 불렸던 나이키 덩크로우가 12만9000원에서 13만9000원으로 올랐다. 나이키뿐만이 아니다. 뉴발란스도 최근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던 인기 제품 뉴발란스 530 모델을 1만원씩 인상했다. 뉴발란스는 지난해 8월부터 운동화 가격을 10%씩 상향 조정하고 있다. 모델마다 인상 시기는 다르지만, 모든 신발 제품이 인상 대상이다.
미국 뉴발란스의 판매 가격도 올랐다. 미국 해외직구 과세 기준인 200달러가 채 안되는 가격으로 '직구템'으로 불렸던 뉴발란스 993 모델도 최근 한번에 25달러가 올라 224.99달러가 됐다. 뉴발란스 관계자는 "생산원가가 오르면서 가격을 인상하라는 방침이 글로벌 본사로부터 전달됐다"며 "다만 국내에서는 미국보다 10~15% 정도 낮은 가격에 판매돼온 만큼 인상 후에도 미국보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에는 아디다스가 대표 제품 '슈퍼스타'의 가격을 17% 올리기도 했다.
옷 가격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올랐다. 유니클로도 지난 2월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을 이유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신사도 지난해 하반기 자체제작(PB) '무신사스탠다드' 제품을 평균 10%올린 바 있다.
신발과 옷 등의 가격이 오르는 배경에는 '생산원가 상승'이 있다.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면서 원자재비를 비롯해 인건비, 물류비 등이 모두 인상됐고, 자연스럽게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신발에 많이 사용되는 원피 가격이 꾸준히 우상향 중인 게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 원피 가격은 지난 4월 파운드당 60.65센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 4월(57.4센트)이나 2021년 4월(41.44센트)보다 높다.
업계 관계자는 "재료부터 인건비까지 안뛴게 없다"며 "제조공장이 많은 베트남과 중국 인건비도 최근 많이 올라 이제 중남미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패션업계 친환경 바람이 불며 단가가 높은 리사이클링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된 것도 생산원가 인상 요인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가을·겨울 앞두고 옷값 또 오를듯
일각에서는 경기둔화로 재고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인기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수익성을 개선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스트셀러 제품은 워낙 인기가 높기 때문에 가격을 1~2만원 높인다고 해도 사려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나이키·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도 최근 재고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월가에서는 재고 및 마진 악화로 인해 2024년 회계연도 실적 가이던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유명 힙합가수 '예(칸예 웨스트)'와 협업한 브랜드 '이지(Yeezy)'를 운영해온 아디다스는 예의 혐오발언 논란으로 1조원이 넘는 재고 부담을 진 바 있다.
한편 봄·여름 시즌보다 원재료가 더 많이 쓰여 객단가가 높은 가을·겨울시즌을 앞두고 옷값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통상 시즌이 시작되는 봄과 가을에 가격이 인상되는데, 특히 성수기로 분류되는 가을·겨울 시즌이 시작될 때 신상품 출시와 동시에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체감 물가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통계청의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 5월 의류 및 신발 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8%나 올랐다. 1992년 5월 이후 31년 만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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