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기준 미달’ 중국산 전기트럭 쏟아지는데...국토부는 ‘팔짱’

작년말 행정절차 매듭지어
올해 4월 정식 출시하고도
신규 아닌 기존모델로 인정
강화된 안전기준 적용 피해

BYD T4K [GS글로벌]

올해부터 소형 화물차 신규 모델에 대한 인체상해 기준이 대폭 높아졌지만 지난 4월 출시된 중국산 1t 전기트럭 ‘BYD T4K’는 강화된 안전기준을 적용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1일 이후 출시되는 소형 화물차 신규 모델은 정면충돌 시험에서 일반 승용차와 동일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국토교통부는 T4K를 예외 사례로 분류했다.

29일 국토부와 업계에 따르면 BYD 제품을 수입·판매하는 GS글로벌은 T4K에 대한 ‘제원 통보’를 지난해 말 마쳤다. T4K가 국내 시장에 출시된 시점은 인증 절차가 마무리된 지 4개월가량 지난 뒤였다.

국토부는 지난해 2월 사업용 차량의 안전성 제고를 위해 3.5t 이하 화물차에 대한 인체상해 기준을 높인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토부는 신규 출시 모델은 올해부터 정면충돌 시험 시 일반 승용차와 동일한 인체상해 기준을 적용하고, 기존 모델은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 모델이 일반 승용차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는 시점은 2028년부터다.

개정 자동차규칙은 올해 1월 1일 시행됐지만 지난 4월 출시된 T4K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서류상으로 이 모델은 작년에 출시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T4K는 작년에 제원 통보를 했기 때문에 기존 모델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강화된 안전기준이 T4K에 적용됐다면 이 모델은 출시 자체가 불투명했다. 보닛 없이 운전석이 앞바퀴 위에 있는 현 구조로는 시속 50㎞ 상태로 벽면에 정면충돌하는 시험에서 ‘흉부압축변위량’을 42㎜ 이하로 맞추기가 불가능하다. 흉부압축변위량이란 외부 충격으로 인해 갈비뼈가 눌려 들어가는 정도를 가리킨다.

올해부터 소형 화물차 신규 모델에 적용되는 이 기준을 T4K는 현대차 포터, 기아 봉고 등과 같이 2028년부터 충족하면 된다. T4K 공차중량은 2320kg으로, 포터·봉고 전기차 모델(1965kg)보다 355kg 더 무겁다.

GS글로벌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GS글로벌 측은 “작년에 인증을 받은 차량이기 때문에 내년 7월부터 강화된 안전기준을 단계적으로 적용받는다”며 “기준을 충족하는 새 모델을 BYD와 현재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T4K는 이달 말부터 구매 고객에게 출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