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이 또 옳았다”...배경 중력파 최초 관측
노벨상 받은 라이고(LIGO)에 이어 저주파 중력파 들었다
"100만개 블랙홀이 합쳐지며 나는 우주의 교향곡"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최초로 우주 전체에 퍼져 있는 배경 중력파의 ‘소리’를 관측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15년 레이저 간섭계인 라이고(LIGO)가 최초로 중력파 검출에 성공한 적이 있지만, 우주 시작 시점의 비밀을 간직한 배경 중력파는 지금까지 관측할 수 없었다.
연구 공동저자이자 예일대 물리학 조교수인 키아라 밍가렐리 박사는 성명서에서 “이것은 배경 중력파 대한 최초의 증거”라며 “우리는 우주에 대한 새로운 관찰의 창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아인슈타인 예측부터 노벨상 탄 ‘라이고’, 그리고 배경 중력파
중력파의 존재를 처음 예측한 사람은 아인슈타인이다. 그는 지난 1915년 상대성이론을 통해 질량을 가진 물체가 가속운동을 할 때 주변 시공간이 일그러지면서 중력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시공간이 일그러지며 ‘파동’이 발생하고, 이 파동은 우주 전체 공간으로 퍼져가는데 이것을 ‘중력파’라고 불렀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중력파의 존재를 검증할 수는 없었다. 중력파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10광년 떨어진 거리에서 머리카락 하나가 미세하게 변하는 것을 측정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난 2015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와 매사추세츠 공대가 운영하는 중력파 관측 시설인 라이고가 최초로 중력파를 감지해냈다. 라이고는 4km 떨어진 터널에서 직각으로 레이저를 발사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했는데, 중력파의 영향이 없다면 레이저가 돌아오는 시간이 같아야 한다. 하지만 중력파가 생기면 시공간이 울렁이면서 레이저가 돌아오는 시간에 차이가 발생한다.
이 발견을 한 과학자 3명은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지만, 라이고는 태양보다 수십 배 큰 질량의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합쳐질 때 나오는 중력파만 포착할 수 있었다. 천문학계에서는 우주 전체에서 울리는 ‘배경 중력파’ 검출을 다음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배경 중력파는 신호가 너무 약해 그동안 검출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지구가 거대한 바다 위에 떠 있다고 하면, 라이고는 큰 파도가 올 때 ‘무언가 넘실거렸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었다. 하지만 큰 파도 외에도 바다는 항상 넘실거리며 파도가 치고 있는 상태다. 이번에 북미 중력파 관측소는 이 ‘전체 바다’의 움직임을 알아차렸다.
우주의 비밀을 풀 열쇠 ‘펄서’
북미 중력파 관측소는 68개의 펄서를 15년 동안 관측하며 배경 중력파의 증거를 찾아냈다. 펄서는 일종의 중성자별로, 초당 수백 번 씩 회전하며 등대같이 전파를 마구 내뿜는다. 펄서가 내뿜는 전파는 매우 안정적이어서, 규칙적으로 지구에 그 신호가 도달하고 있다. 연구진은 수십 개의 펄서가 내뿜는 신호를 관찰하면서 중력파에 의해 어긋나는 순간을 포착했다.
이번에 관측된 중력파는 매우 긴 파장을 가진 저주파 중력파다. 북미 중력파 관측소의 공동 연구진이자 예일대 조교수인 키아라 밍가렐리 박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라이고는 태양 질량 100배에 달하는 블랙홀에 민감하지만, 우리가 찾는 중력파 신호는 태양 질량의 1억배와 그 1억배 정도의 초 거대 블랙홀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단지 하나의 신호가 아니라 10만개, 잠재적으로는 100만개의 초 거대 블랙홀 쌍성이 동시에 합쳐져서 매우 낮은 주파수 소리의 교향곡을 만들어낸다”며 “그래서 우리는 마치 하나의 신호처럼 듣는다. 이 신호가 정말로 중요한 것은 만약 그것이 정말로 우주의 병합, 초대질량 블랙홀 쌍성으로부터 나온다면, 그것은 결국 초대질량 블랙홀들이 서로 합쳐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선 (hyese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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