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바닥 통과” 실적 선방 마이크론, 감산 늘린다… 삼성·SK하이닉스 조기 반등 기대

최지희 기자 2023. 6. 2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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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적자에도 실적 회복 자신
마이크론 CEO “업계 수급 균형 점차 회복”
수급 개선 위해 감산 규모 확대
업황 반등 기대감에 삼성전자 52주 신고가
마이크론 메모리 팹. /마이크론 제공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내면서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매 분기 메모리 반도체 빅3(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해 업황 가늠자로 여겨진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업황이 바닥을 통과했다고 보고 있으나, 전방 수요가 아직 부진해 메모리 감산 규모를 늘려 공급을 더 조절하기로 했다. 업계 1·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도 시장 전망치를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마이크론의 감산 확대가 업황 반등 시점을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마이크론, 하반기 반등 언급… 감산 늘리고 내년까지 이어가

28일(현지시각) 마이크론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3 회계연도 3분기(3~5월)에 매출 37억5000만달러(약 4조9300억원)를 달성해 월가 예상치 36억5000만달러(약 4조8000억원)를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56.5% 감소했으나 지난 분기 대비로는 1.6% 증가한 수치다. 순손실은 18억9600만달러(약 2조5000억원), 주당순손실은 1.43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의 주당순손실 예상치는 1.59달러였다. 마이크론은 2023 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 전망치를 37억~41억달러(약 4조8600억~5조3900억원)로 제시하고, 주당순손실은 1.12~1.26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마이크론은 과잉 재고에서 벗어난 고객사들이 최근 메모리 구매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실적 회복을 자신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메모리 산업이 수익 저점을 통과했다고 믿고 있다”며 “업계 수급 균형이 점차 회복되면서 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부터 메모리 산업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커졌다”며 “2025년에는 기록적인 시장 규모와 함께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전방 수요는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어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감산을 확대해 시장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마이크론은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을 (기존 25%에서) 30%까지 더 줄였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메모리 빅3 업체 중 가장 먼저 감산에 돌입한 마이크론은 이 같은 감산 기조를 내년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 “마이크론 감산 확대, 업황 개선 앞당기는 데 도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감산 효과에 더해 마이크론이 공급량을 더 줄이면서 업계에서는 메모리 업황 반등 시기가 다소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에 나섰고, 올해 4월에는 삼성전자도 감산에 동참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공급업체 재고가 높고, 하반기 수요 회복의 강도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업계 감산은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마이크론의 감산 규모 확대는 업황 개선을 앞당기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퍼 투입에서 생산까지 걸리는 주기가 3~6개월임을 감안하면 감산 효과는 올 3분기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공급량 감축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D램 생산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올 1분기 6% 감소하고 2분기에 3% 감소한 데 이어 삼성전자의 감산 동참으로 3분기엔 4% 감소하면서 감산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웨이퍼 출하 기준으로 작년 하반기 고점 대비 D램은 13%, 낸드플래시는 20% 감소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재고 하락 가속화로 실적 개선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메모리 수급이 점차 개선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업황 반등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감산 효과로 오는 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2021년 3분기 이후 약 2년 만에 상승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업계 전반적으로 진행되는 감산 효과에 더해 인공지능(AI) 서버와 PC 위주로 수요가 개선되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보유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업황 개선은 3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업황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날 마이크론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한때 4.78%까지 올랐고,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7만34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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