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경총 회장 "노란봉투법 강행 안돼"… 국회의장에 서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지난 2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최고경영자포럼에서 서울대학교 김경민 교수의 대한민국 부동산시장 전망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9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의 국회 본회의 상정에 대한 경영계의 우려를 담은 손경식 회장의 서한을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야당 주도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손 회장은 서한에서 "해당 법안은 원청을 하청 노사관계의 당사자로 끌어들이고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법안"이라며 "기업들의 우려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정안이 통과되면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가 심각하게 붕괴하고 현장은 1년 내내 노사분규와 불법행위로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 제조업이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업종별 다단계 협업체계로 구성돼 있는 상황에서, 원청기업을 상대로 쟁의행위가 상시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손 회장은 특히 "현행법은 불법행위 가담자 전원에게 연대책임을 부과할 수 있으나, 개정안은 가담자별 손해배상 책임을 나누도록 하고 있어 손배소 청구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본회의 상정에 앞서 법안이 가져올 산업현장의 혼란과 법체계상 문제점에 대해 여야 간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