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반국가세력 발언' 일파만파…국힘 "팩트에 근거" vs 민주 "극우에 포획"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을 언급하며 ‘반국가세력’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팩트에 근거한 발언’이라며 옹호하고 나섰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와 관련 ‘도를 넘은 극우적 발언’이라며 “증오를 부추기는 선동 연설로 광기의 사회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젖힌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한층 고조시켰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29일 경기 평택에서 제2연평해전 승전 2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이 한 발언은 정확한 팩트에 근거한 것이기에 더불어민주당이 거기에 대해 반발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종잇조각에 불과한 종전선언 하나 가지고 대한민국에 평화가 온다고 외친다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재차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 안전보장은 호시탐탐 우리를 침략하려고 핵무기를 개발·보유하고 계속해서 도발해대는 북한의 시혜적 호의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튼튼한 국방력과 단합된 국민의 힘, 자유진영과의 튼튼한 연대를 통해 자력으로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성 장군 출신이자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신원식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5년 내내 북한이나 중국의 눈치를 보는 것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게 (추구해야 할) 모든 가치가 돼야 하는데, 그 우선순위의 헌법적 의무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굉장히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행자가 ‘문 전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의 수괴가 되는 것이냐’고 묻자 신 의원은 “그것은 나중에 문 전 대통령 때 있었던 여러 문제를 하나하나 (따져서) 하면 결국 법적으로 가려지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신주호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지극히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내용”이라고 강조하며 “온갖 극단적 표현을 동원해 선전·선동을 일삼으며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은 민주당 아니냐”고 반문했다.
신 상근부대변인은 “민주당이 이토록 발끈하는 것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의 외교·안보 정책이 총체적으로 실패했음을 자인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난했다.
하태경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의 안보에 대한 큰 걱정은 이해한다”며 “지금 굉장히 위험한 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하 의원은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반국가세력’이라는 센 발언은 국가 안보에 대한 걱정이지, 지난 정부를 간첩 세력이라고 보는 건 아니라는 걸 명확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파상공세도 이어졌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들이 동의하기도 어렵고 용납할 수도 없는 극단적 표현”이라며 “국민 통합의 정신을 전면적으로 부정한 건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증오를 부추기는 선동 연설로 광기의 사회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젖힌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갑석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에 출연해 “충격적이다. 극우 유튜버가 하는 방송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특히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지낸 점도 문제 삼았다.
강민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반국가세력’ 문재인 정부 검찰 수장이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반국가세력’ 행동대장이었다는 말씀?”이라고 적었다.
정청래 최고위원 역시 페이스북에 “그럼 윤석열은 ‘반국가세력 간첩’ 밑에서 검찰총장질 했나? 윤석열, 님도 반국가세력 중요 보직 간첩 종업원이었나”라고 쏘아붙였다.
정성호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그럼 전임 대통령이 임명해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을 했던 현 대통령은 뭘 했다는 것이냐”고 비꼬았다.
당 원로들도 가세했다. 유인태 전 의원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자기는 그 반국가세력에 가서 요직인 검찰총장은 왜 했나. 극우에 포획돼 가는 느낌”이라며 “극우에 대한 신앙심이 깊어져 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페이스북에 “그 정부에서 특검보, 검찰총장을 역임한 윤 대통령도 반국가세력 및 반국가세력 정부 부역자냐”고 썼다.
김상희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문재인(대통령) 하야 집회에 나선 ‘수구 꼴통’ 인사나 할 법한 저급한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SNS에 “윤 대통령은 어쩌다 냉전 시대 이념의 포로가 됐나”라며 “다 큰 아이가 수시로 발가벗고 동네를 휘젓고 다니는 당혹스러움을 언제까지 국민이 감내해야 하나”라고 썼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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