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에서 발생하는 정전기 현상 최초로 정립

이승엽 기자 2023. 6. 2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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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에서 발생하는 정전기 현상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고체와 고체뿐만 아니라 고체와 액체 사이에서 발생하는 액체의 정전기 현상도 관심을 받기 시작했지만 기존에 기술된 마찰 대전열은 고체 물질에만 한정돼 있어 이를 기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연구팀이 정립한 액체 마찰 대전열을 이용하면 필요한 목적에 맞는 액체를 선택하여 정전기 현상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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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동성 포스텍 교수, 최동휘 경희대 교수. 과기정통부 제공

액체에서 발생하는 정전기 현상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반도체와 에너지 분야 등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김동성 포스텍 교수 연구팀과 최동휘 경희대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액체 마찰 대전열을 최초로 정립했다고 29일 밝혔다. 과기정통부의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 28일(현지시간)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정전기 현상으로 불리는 마찰대전 현상은 두 물체 사에에서 마찰이 일어날 때 물체 표면이 서로 반대 전하를 띄는 현상을 말한다. 마찰 대전열은 이 현상이 쉽게 발생하는 물질을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다. 

정전기 현상은 기원전에 발견돼 현재까지 연구되고 있지만 정량적인 수치로 정의하기 어려웠다. 이런 이유로 물체 간에 상대적인 마찰대전 정도를 나타낸 마찰 대전열이 정전기 현상을 기술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사용중이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정량의 액체를 운반하는 기구인 피펫을 사용하던 중 실리콘 기름에 떨어진 액체 물방울이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예상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를 지속한 결과 피펫팅 과정 중 일어나는 액체의 정전기 현상을 2013년에 세계 최초로 학계에 보고했다.

고체와 고체뿐만 아니라 고체와 액체 사이에서 발생하는 액체의 정전기 현상도 관심을 받기 시작했지만 기존에 기술된 마찰 대전열은 고체 물질에만 한정돼 있어 이를 기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연구팀은 액체의 정전기 현상을 정밀하게 측정해 액체 마찰 대전열을 기술하기 위해 일정한 전하를 가진 고체를 기준으로 액체 사이의 마찰 움직임, 접촉면적 등 여러 외적인 요소들을 통제한 측정 방법을 고안했다. 이를 토대로 22개 종류의 액체에 대한 마찰대전을 측정한 후 그 정도에 따라 순서를 구분했다. 

연구팀이 정립한 액체 마찰 대전열을 이용하면 필요한 목적에 맞는 액체를 선택하여 정전기 현상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에너지 수확장치 효율 향상이나 반도체 소자 표면 세정을 위한 액체 선택 등에 활용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액체의 정전기 특성을 바탕으로 액체 마찰 대전열을 정립한 첫 사례”라며 “본 연구결과를 시작으로 보다 다양한 액체들을 포함한 액체 마찰 대전열이 구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fla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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