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상점 기술 총출동…코엑스에서 만난 넥스트페이먼츠
[IT동아 권택경 기자] 자리에 앉아 테이블 오더에 음료를 선택한 뒤 주문하기를 누르자 곧 음료를 실은 로봇이 테이블 근처로 다가왔다. 카페가 아닌 ‘2023 디지털 유통대전’에 마련된 넥스트페이먼츠의 부스 얘기다.
서울 코엑스에서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넥스트페이먼츠가 마련한 부스를 지난 28일 방문했다. 넥스트페이먼츠는 스마트 POS부터 키오스크, 테이블 오더, 서빙 로봇, 디지털 사이니지, 유동인구 분석 솔루션 등을 아우르는 스마트 상점 솔루션을 다루는 스타트업이다.
넥스트페이먼츠는 스마트 상점 분야에서 쌓아왔던 기술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올해부터 시작된 ‘상생형 스마트 상점 기술보급사업’에 KT와 함께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소상공인을 위해 스마트 상점 기술을 보급하는 민간 주도 사업이다. 정부 주도 스마트 상점 기술보급사업에 참여하며 실제 현장에서 전문성을 입증한 결과다.
이번 부스는 넥스트페이먼츠가 그간 쌓아온 스마트 상점 솔루션을 시연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려졌다. 넥스트페이먼츠가 국내 전시회에서 단독 부스를 마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전시에서 관람객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건 무인 카페 운영 서비스인 ‘AI 로봇 바리스타 카페’다. 넥스트페이먼츠의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AI 키오스크와 이를 협동 로봇과 연동해 만든 무인 매장 솔루션 중 하나다.
먼저 AI 키오스크 앞에 서자 고객의 키에 맞춰 키오스크가 스스로 높이 조절을 하며 화면을 눈높이 위치에 맞춰준다. 누구나 제품이나 서비스 접근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접근성’을 고려한 기능이다. 키가 작은 어린 아이나 휠체어를 탑승 장애인들도 키오스크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했다. 넥스트페이먼츠 지광철 대표는 "소상공인을 위한 빠른 기술 도입 지원을 하면서도 정보격차로 발생할 수 있는 디지털 소외계층도 포용하는 기술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키오스크에 탑재된 센서가 얼굴을 인식해 나이와 성별을 추정한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성별과 연령대 사람들이 선호할만한 메뉴를 추천해 준다. 이때 AI가 인식한 연령대와 함께 닮은 연예인 이름이 좌측 하단에 뜬다. 맞춤 메뉴 추천과 더불어 ‘닮은꼴 연예인 찾기’라는 재미 요소를 더한 기능이라고 넥스트페이먼츠 측은 설명했다. 이러한 세부 기능들이나 화면 구성은 점주가 원하는 대로 바꿀 수도 있다.
키오스크에서 원하는 메뉴를 고르면 주문을 받은 협동 로봇이 즉시 핸드드립 커피 제조에 착수한다. 그라인더에서 갈아낸 원두를 받은 뒤 드리퍼에 옮기고, 주전자를 든 뒤 능숙한 움직임으로 물줄기를 붓는다. 숙련된 바리스타를 연상시키는 움직임은 실제로 유명 카페 바리스타가 전수한 레시피와 손기술을 모사하여 그대로 학습시킨 결과다.
AI 키오스크로 수집한 정보는 점주의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돕는 역할도 한다. 어떤 연령대, 어떤 성별의 고객들이 어떤 메뉴를 골랐는지와 같은 통계 정보를 점주에게 제공한다. 점주는 이를 활용해 효율적인 매장 운영 전략을 짜거나, 메뉴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넥스트페이먼츠 지광철 대표는 "클라우드 데이터를 기반한 AI 기술을 활용하여 지금까지 감에 의존했던 매장 운영을 데이터 기반으로 쉽고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매장 환경을 개선해 드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정보를 수집하는 건 키오스크뿐만 아니다. 이날 부스에서는 넥스트페이먼츠의 유동 인구 분석 솔루션도 시연됐다. 부스 한쪽 벽면에 설치된 화면에는 방문객들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나타내는 대시보드 화면이 표시됐다. 부스 천장 곳곳에 설치된 센서가 실시간으로 머무는 사람들의 위치와 동선을 추적하는 덕분이다.
대시보드에서는 실시간 위치뿐만 아니라 히트맵(Heatmap)도 확인할 수 있어, 관람객들이 주로 어디에 많이 머물렀는지도 알 수 있다. 백화점, 잡화점, 슈퍼마켓, 마트 등 도소매업종에서는 이를 통해 단순 판매량만으로는 알 수 없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컨대 특정 상품에 고객들이 머무르는 시간은 길지만, 정작 판매량은 저조하다면 높은 관심이 구매로 이어지는 걸 가로막는 요인이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더 효율적인 상품 판매 전략을 짜거나 진열 방식을 바꾸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넥스트페이먼츠의 유동 인구 분석 솔루션은 미술관이나 박물관 같은 전시 관람 시설에도 유용하다. 관람객들이 어떤 작품이나 전시물 앞에 얼마나 머물렀는지와 같은 정보를 객관적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서는 백화점, 공항 등 다중이용 시설 뿐만 아니라 전통시장처럼 실내외를 아우르는 공간 전체에도 유동 인구 분석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다. 컴퓨터 비전을 활용하는 방식이라 실내 등 신호 수신 환경에 따라 추적이 어려운 GPS나, 오차 범위가 50M 이상이라 대략적인 추적만 가능한 기지국 위치정보보다 정확한 유동 인구 분석이 가능하다는 게 넥스트페이먼츠 측 설명이다.
AI 키오스크와 유동 인구 분석을 위한 센서가 수집한 정보들은 모두 원본 그대로 저장되는 게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개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형태로 익명화해 활용된다고 넥스트페이먼츠 측은 설명했다.
이외에도 배달 주문과 테이블 오더, 키오스크 주문 등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주문 관리 솔루션 등 부스 곳곳에 넥스트페이가 보유하고 있는 솔루션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러한 솔루션을 매장 사정에 맞춰 원하는 조합으로 도입할 수 있는 게 넥스트페이먼츠의 스마트 상점 솔루션의 장점 중 하나다.
해외 진출을 위해 현지화된 솔루션도 선보였다. 글로벌 배달커넥트 전문 기업인 오터(Otter)와 연동하여 전 세계 어디서나 온라인 배달 주문과 오프라인 배달 주문을 통합해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세계적으로도 처음 시도되는 기술이라고 넥스트페이먼츠 측은 설명했다. 해외 시장용 통합 주문 관리 솔루션에는 현지 주문 및 서빙 방식에 최적화된 기능과 화면 구성을 개발해 탑재했다.
넥스트페이먼츠는 이러한 솔루션들을 앞세워 일본, 캐나다, 미국 등 경제 규모가 큰 선진국이면서도 디지털 전환이나 스마트 상점 고도화가 더딘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 전시회 2023(CES 2023)'에서 글로벌 바이어들의 호응을 얻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상태다.
지광철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이하여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의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전환(DX) 시대에 소상공인을 보다 경쟁력이 있게 만드는 기술을 트렌드에 맞게 빠르게 공급하는 것이 넥스트페이의 사명"이라며 "아주 어렵고 오래 걸리는 비싼 기술보다는 지금 우리 실생활에 바로 사용 가능한 기술을 가성비 높게 공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회를 통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우리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니즈를 충분히 느끼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기반을 빠르게 다진 후 한국을 대표하는 스마트 상점 기술 기업으로서 전 세계를 누빌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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