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로 불러달라, 반바지 출근도 OK'…LG 바꾼 구광모號 5년
'실용주의와 인재경영'
29일 취임 5주년을 맞은 구광모 LG그룹 대표이사 회장을 나타내는 핵심 단어 두 가지다. 구 회장은 2018년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이 별세하면서 다른 재벌 총수와 비교해 다소 젊은 만 40세 부터 경영을 맡았다. 그 사이 LG그룹 시가총액은 3배 가량 성장했고 단단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LG그룹은 별다른 행사 없이 구 회장의 취임 5주기를 보낼 예정이다.
최고경영진 회의와 조직문화도 달라졌다. 임원들이 모여 보고를 하고 경영메시지를 전달받는 과거 방식에서 탈피해, 회의 때마다 상황에 맞는 주제를 정하고 토론 중심의 회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400명 이상의 임원이 분기마다 모였던 세미나도 없앴다. 회의 성격에 따라 50명 미만의 인원이 참가하고 필요하면 온라인도 활용했다. LG는 2021년 반바지까지 허용하는 완전 자율 복장 제도를 도입했다.
시무식의 풍경도 바뀌었다. 구 회장은 2019년 취임 후 첫 시무식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본사가 아닌 곳에서 시무식을 진행했고 정장 대신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었다. 임원이 아닌 직원들도 참석했다. 2020년부터는 시무식을 디지털로 전환해, 전세계 26만명의 LG 구성원들에게 이메일로 신년 인사가 담긴 영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구 회장은 LG계열사 사업 현장을 찾으면서 최소한의 수행원만 대동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회장 취임이후 매월 사업장을 방문하고 있는데, 현장에 있었던 직원들 조차 구 대표가 방문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이다. LG관계자는 "현장 구성원들이 불필요한 의전을 준비하느라 업무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사업구조 개편 과정에서도 LG그룹은 양적 성장을 이뤘다. LG그룹 시가총액 규모는 구 회장 취임 당시 88조원(우선주와 LX그룹주 제외)에서 257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2019년 이후 7개 계열사 매출은 약 37%(약 50조원) 가량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약 77%(4조원) 늘었다. LG그룹 관계자는 "일을 추진하기 전엔 꼼꼼히 검토하지만, 결정 후엔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구 회장의 스타일이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과거 관행을 깨고 유능한 인재영입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LG그룹은 처음으로 외부 인사인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을 CEO로 영입했다. 신 부회장은 3M 본사에서 수석부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2018년부터 올해 5월까지 LG에 합류한 임원급 인재가 100여명이다. 이 중 여성 CEO도 2명이나 있다. 구 회장은 취임 후 첫 사장단 협의회에서 "인재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었다.
LG그룹은 우수한 인재를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LG는 미래 먹거리로 A(인공지능), B(바이오), C(클린테크)를 지목하고 5년간 54조원의 국내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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