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살아나도 대중 무역적자 고착화 가능성 높아”...이유는?
지난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이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004년부터 17년간 1위를 하다가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수위를 내줬다. 기술 집약적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는 여전히 앞서고 있지만, 중국의 기술 역량이 고도화되면서 일반 LCD는 격차가 거의 없다. 정부는 올해 들어 부랴부랴 ‘미래 디스플레이 민·관 협의체’를 출범하고 대응에 나섰지만 지금 같은 추세가 뒤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업계에 우세하다.
중국 경기가 살아나도 대중 무역적자 상황이 고착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기술 격차를 좁히면서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9일 ‘대중국 수출 부진 현황 및 적자 기조 장기화 가능성’ 보고서에서 “중국의 빠른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반도체 등 우위 분야에 대한 공격적 투자 없이는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5~12월 대중 무역수지는 52억 달러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5월 적자폭은 118억 달러로 2배 이상 커졌다. 전체 무역수지 적자에서 대중 적자 기여도 역시 지난해 5~12월 12.8%에서 올해 1~5월 43.2%로 더 늘었다.
특히 중국의 교역국 중에서도 한국의 수출은 대만과 더불어 가장 크게 감소했다. 지난 5월 한국과 대만의 대중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3% 줄었다. 그 여파로 한국의 대중 수출 규모는 지난해 5월 대만에 이은 2위에서 올해 5월 미국과 호주에 밀려 4위로 밀렸다.
대중 수출은 양적·질적으로 모두 정체기를 겪고 있다. 한경연은 “중국의 국산화 정책에 의한 중간재 자립도 향상과 중국과의 기술 격차 축소로 우리 경쟁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중국은 한국이 앞서 있는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견제 아래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높이겠다는 목표도 수립했다. 이미 팹리스(반도체 공장 없이 설계 전문으로 하는 것) 분야에서는 한국을 추월했다. 2021년 기준 이 분야에서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9%로 1%에 그친 한국을 크게 웃돈다. 전체 팹리스 기업 수도 중국은 2810개로 한국(120개)의 23배에 달한다.
한경연은 한국이 반도체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초격차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중국 무역수지 악화 흐름은 반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에 따르면 이미 한국은 11개 기술 분야 중 우주·항공·해양, 국방, 생명·보건의료, 에너지·자원,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져 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무역수지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반도체, 2차전지 등 한국이 비교우위를 지닌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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