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장마가 길다는데…" 대전 유천동 도시침수 대응사업 현장 가보니

최일 기자 2023. 6. 2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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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장마는 예년보다 길 거라고 하는데 걱정이네요."

3년 전 이맘때 대전에 기습적으로 쏟아진 물폭탄으로 침수 피해를 입었던 중구 유천동의 60대 주민 A씨는 본격적인 장마철로 들어선 요즘 비만 내리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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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 2년 공정률 15% 그쳐…주민들 "언제 물 넘칠지 몰라 걱정"
지장물 이설 차질 내년 5월서 2025년 12월로 완공시점 미뤄져
대전 중구 유천동 주민들은 우기가 되면 상습 침수에 대한 우려로 불안해 한다. 사진은 2020년 7월 30일 새벽 쏟아진 기습 폭우로 주택가 골목길이 물에 잠긴 모습. (독자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올여름 장마는 예년보다 길 거라고 하는데 걱정이네요.”

3년 전 이맘때 대전에 기습적으로 쏟아진 물폭탄으로 침수 피해를 입었던 중구 유천동의 60대 주민 A씨는 본격적인 장마철로 들어선 요즘 비만 내리면 불안하다.

상습침수지역인 유천동을 중심으로 문화·태평·오류동 일원에선 ‘도시침수 대응사업’이란 이름 아래 우수관로를 신설 또는 정비(총 6.83㎞)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2021년 5월 착공 후 2년이 지난 현재 공정률은 15%에 머물고 있다.

2020년 7월 말 물난리(지자체에 접수된 주택 침수만 140여건)가 난 후 두 번의 여름을 불안감 속에 지내야 했던 주민들로선 사업이 완료(2025년 12월 예정)될 때까지 세 번의 여름을 더 보내야 한다.

29일 <뉴스1> 취재진을 만난 A씨는 “주민센터(행정복지센터) 지하주차장을 포함해 지하공간이 모조리 물에 잠긴 게 엊그제 일 같다. 침수 피해를 막겠다고 하는 사업인데 진척이 너무 늦다. 당장 비가 많이 내리면 걱정”이라며 굵은 빗방울을 근심 어린 표정으로 쳐다봤다.

40여년간 유천시장에서 장사를 했다는 B씨는 “저지대이다 보니 복개천에서 역류된 물이 시장 쪽으로 흘러온다. 그동안 이곳에서 7~8차례 침수 피해를 봤다”며 “아예 매대를 바닥에서 25㎝ 높여 설치했는데 이번 장마를 무사히 넘길지 조마조마하다. 기상 이변이 잦아져 갈수록 수해 주기도 짧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 중구 유천동 주민들은 우기가 되면 상습 침수에 대한 우려로 불안해 한다. 사진은 2020년 7월 30일 새벽에 쏟아진 기습 폭우로 시장 점포에 물이 들어찬 모습. (독자 제공) /뉴스1

유천시장을 방문한 황운하 국회의원(대전 중구)은 “유천2지역 도시침수 대응사업에 455억원(국비 30%, 시비 70%)이 투입된다. 완공 시점도 당초 내년 5월이었는데 2025년 12월로 미뤄졌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침수 피해를 막는 사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신속한 대응을 강조했다.

도시침수 대응사업이 지연되는 데 대해 발주처인 대전시 건설관리본부 관계자는 “사업 구간에 주거밀집지역이 상당수여서 통신관, 전력관, 가스관, 상·하수도 등 이설해야 할 지장물이 많은데 관계기관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 시일이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골목길, 2차선 등 작업 공간이 협소한 구간은 공사 장비 출입이 어렵고 작업 반경이 확보되지 않아 기본설계를 변경해야 할 필요가 있고, 유등천 제방을 굴착하는 공사의 경우 태평교 하부의 모래 지반 붕괴 위험과 우기철(7~9월) 작업 불가 규정으로 인해 일시 중지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지난 28일 대전 중구 유천동을 방문한 황운하 국회의원(왼쪽)이 침수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News1 최일 기자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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