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발전은 번영을 약속할까…신간 '권력과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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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나 철학자 에드먼드 버크 등 18세기 유럽 지성들은 기술 진보가 자본이나 노동의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유세를 포함한 조세 개혁, 노동자와 교육 분야에 대한 투자, 빅테크 기업의 분할, 부의 재분배와 사회안전망 강화 등의 노력을 통해 기술 발전의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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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나 철학자 에드먼드 버크 등 18세기 유럽 지성들은 기술 진보가 자본이나 노동의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스미스는 더 나은 기계의 도입으로 노동자들의 임금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기술 발전에 따른 혜택은 다수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자본은 늘 소수에 집중됐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저서 '21세기 자본'에서 약 3세기에 걸쳐 20여개국에서 진행된 자본주의 역사를 살펴본 끝에 산업혁명 등 기술 진보에 따른 부가 소수에 편중됐다는 사실을 데이터를 통해 입증해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이자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인 대런 아세모글루와 사이먼 존슨은 신간 '권력과 진보'(생각의힘)에서 피케티와 비슷한 입장을 견지한다. 저자들은 기술 발전의 방향을 정하는 집단은 소수 엘리트층이고, 진보로 인한 풍요는 그들의 주머니를 불려 왔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지난 1천년 역사를 살펴보며 기술 발전의 흑역사를 포착한다. 중세 말 바닷길이 열리고 대서양 교역을 통해 유럽 국가들은 막대한 부를 축적했으나, 그 이면에는 수백만 명에 이르는 노예들의 희생이 있었다. 농업기술은 수 세기에 걸쳐 개선되고 체계화됐지만 대부분의 농민에게 부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산업혁명 시기 기계의 발명은 공장의 생산량을 늘려주었으나 노동자들은 더욱 착취당하고 억압당했다.
물론 기술 발전이 불평등만 야기한 건 아니다. 한스 로슬링이 '팩트풀니스'에서 지적한 것처럼, 많은 나라들이 기술 발전의 혜택을 받아 발전했다. 저자들도 이를 인정한다. 다만 이는 선조들의 '피나는' 노력 덕택이었다고 강조한다.
"오늘날 세계 대부분의 사람이 조상보다 생활 수준이 높은 이유는 우리 앞에 있었던 산업 사회 국면들에서 시민과 노동자가 스스로를 조직해 테크놀로지와 노동 여건에 대해 상류층이 좌지우지하던 선택에 도전했고, 기술 향상의 이득이 더 평등하게 공유되는 방식을 강제해 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기술 발전에 따른 번영을 모두 함께 누리기 위해서는 부가 자본가나 사업가에게 쏠리지 않도록 개혁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부유세를 포함한 조세 개혁, 노동자와 교육 분야에 대한 투자, 빅테크 기업의 분할, 부의 재분배와 사회안전망 강화 등의 노력을 통해 기술 발전의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광범위한 번영으로 이어지는 것은 전혀 자동적인 결과가 아니다. 그렇게 되느냐 아니냐는 사회가 내리는 경제적·사회적·정치적 '선택'의 결과다."
김승진 옮김. 736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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