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들에게 공정한 기회 줘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 여섯번째)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오른쪽 두번째),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왼쪽 두번째)과 함께 29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굿네이버스 회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의 상생금융 패키지 발표 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 과정에서 후보들에 공평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사들에는 상생금융의 집행 속도를 높여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굿네이버스 회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의 상생금융 패키지 발표 행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차기 KB금융 회장의 선임 절차가 업계의 모범을 쌓는 절차가 됐으면 좋겠다"며 "그런 의미에서 평가기준, 후보 선정, 후보들에 대한 공평한 기회 제공이 합리적으로 이뤄졌으면 하는 부탁과 기대가 있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는 회장 후보를 추천하기 위한 승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연임을 이어오던 금융지주 회장들의 교체가 이뤄졌고 오는 11월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임기가 끝난다.

이 원장은 "KB금융은 승계 프로그램이 잘 짜여져 있지만 그럼에도 최근 점검에서 좀 더 개선 여지가 있는 부분 관련 의견을 드렸다"며 "향후에도 필요하면 (의견을) 드릴 것이고 KB금융 측에서도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선의를 갖고 받아준 걸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을 향해서는 상생금융의 집행 속도를 높여달라고 촉구했다. 이 원장은 "은행들이 발표한 상생금융 프로그램의 여신 부분 규모가 135조원이고 이자감면 혜택 등은 9128억원에 달하는데 현재 여신 지원은 24조원, 혜택액 기준으로는 2063억원 정도가 집행됐다"며 "금융권 노력이 감사하지만 여전히 20% 내외만 집행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똑같은 재정을 갖고도 집행 시점에 따라 효과가 다른데 상생금융 지원도 마찬가지"라며 "최근 단기자금시장의 이자 상승세와 9월 소상공인 금융지원 종료 등을 상황을 고려하면 상생금융 프로그램이 좀 더 조기에 집행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련된 상생금융 프로그램은 소비자가 직접 신청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본인이 혜택 대상인지 몰라서 신청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금융협회 등과 함께 더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례보금자리론과 일부 전세보증금 반환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로 가계부채가 증가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 이 원장은 "2021년에는 한 해에만 107조~108조원 가량 가계부채가 늘어났던 반면 지난해에는 8조8000억원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10조원 가량이 감소했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를 연도별로 축소해 관리가능한 추세로 끌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DSR 규제 완화는 정책 목적을 뚜렷히 정해서 특정 부분에만 이뤄지는 것"이라며 "일반적인 DSR의 대원칙은 앞으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영업자 대상 소득대비 총 부채비율(LTI) 규제 도입과 법정최고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