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당초 계획은 우크라 접경서 러軍 수뇌부 생포”

2023. 6. 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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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반란을 '하루 천하'로 끝맺은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원래는 우크라이나 접경에 덫을 놓고 러시아군 수뇌부를 생포할 계획을 세웠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서방 당국자들이 말을 인용한 데 따르면,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남부 지역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을 기습할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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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무장 반란을 '하루 천하'로 끝맺은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원래는 우크라이나 접경에 덫을 놓고 러시아군 수뇌부를 생포할 계획을 세웠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그런데 이 계획이 사전에 러시아 당국에 들통나 '플랜B'로 모스크바 진격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서방 당국자들이 말을 인용한 데 따르면,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남부 지역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을 기습할 계획을 세웠다.

22~25일 이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었던 두 사람을 생포한 후 지휘체계 일원화를 명분으로 바그너그룹에 대한 지휘권을 박탈한다는 러시아 정부 결정을 뒤집으려고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결행 이틀 전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이 이 계획을 눈치챘다.

실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직속의 준군사조직인 러시아 국가근위대 지휘관 빅토르 졸로토프는 27일 현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프리고진 진영에서 6월 22~25일 사이 시작될 반란 준비와 관련한 구체적 유출이 있었다"고 했다.

계획 유출 후 진퇴양난 처지에 놓인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바그너그룹 용병을 이끌고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결국 프리고진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를 받아들여 반란을 멈추고 벨라루스로 망명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를 러시아 영토로 흡수할 의도를 보여온 푸틴 대통령에게 맞설 카드를 확보하게 됐다고 서방 정보기관들은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

한편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에게 지급한 돈의 사용처를 조사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실상 보복으로 보일 수 있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27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부패한 거짓말쟁이로 몰아 바그너그룹과 러시아 내 그의 평판을 떨어뜨리려고 한다"고 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반란 진압에 참여한 군인들과의 자리에서 바그너그룹과 프리고진에게 지난 1년간 2조5000억원 넘는 예산을 썼다며 이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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