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s Up?” 한화 외국인선수 적응 돕는 20세 문동주의 소통 능력

한화 문동주. 스포츠동아DB

“문과 대화를 자주 한다.”

“영어를 곧 잘해 팀 얘기를 많이 나눈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20)는 팀 내 외국인선수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소통왕’이다. 투수 펠릭스 페냐와 카를로스 산체스, 최근 합류한 타자 닉 윌리엄스까지 문동주와는 통역을 거치지 않고 짧은 영어대화를 나누곤 한다.

한화는 올해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를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모두 사용했다. 산체스와 윌리엄스는 시즌 도중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인데, 예상보다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팀의 반등에 기여하고 있다.

외국인선수와 국내선수 사이의 잦은 대화는 생각보다 많은 긍정적 효과를 낳는다. 아무리 팀 동료라고 해도 시즌 도중 합류한 외국인선수는 팀에 녹아드는 데 분명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누군가 먼저 다가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면, 그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한화에선 문동주가 그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하고 있다.

문동주는 “내 영어 실력은 결코 뛰어나지 않다. 난 아직 배우고 있는 단계다. 그래도 외국인선수들이 그렇게 말해주니 기분은 좋다”며 웃었다. 이어 “먼저 말을 걸기 위한 표현을 가장 많이 쓰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영어로 ‘What’s Up?’ 같은 경우인데, 산체스와 페냐는 스페인어를 많이 써서 스페인어로 먼저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문동주는 프로선수로 활약하는 지금도 영어공부를 내려놓지 않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영어공부는 꾸준히 해라’라고 말씀해주셨다. 영어유치원에도 다닐 기회가 있었는데, 부모님 덕분에 지금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영어를 주로 쓰는 윌리엄스의 합류는 문동주의 향학열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그는 “윌리엄스와 대화를 하면, 확실히 말하는 것은 다 알아듣는다. 그런데 내가 말하려는 게 아직 잘 안된다. 그래서 너무 어려운 표현은 통역 형들에게 물어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영어만 배우는 것은 아니다. 문동주는 익살스러운 한국어 표현으로 외국인선수들에게 자주 장난을 걸기도 한다. 그는 “한국어로 ‘언니!’라는 말을 가장 많이 쓴다. 말을 붙이거나 장난을 칠 때 쓰곤 하는데, 외국인선수들도 곧잘 따라한다”고 털어놓았다.

문동주의 적극적인 의사소통 덕분일까. 한화는 외국인선수들의 동반 맹활약 속에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화가 ‘원팀’으로 반등의 실마리를 찾은 데는 프로 2년차 영건의 영어 몇 마디도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쳤을지 모른다.

대전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