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에서 바이러스 차단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KAIST 연구진

이흥규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국내 연구진이 호흡기나 소화기 등에 존재하는 체내 상피 조직인 점막에서 작용해 병원체의 침입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 

KAIST는 이흥규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과 한국화학연구원이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의 비강 접종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쥐 실험을 통해 장기간 지속되는 강력한 점막 면역 유도를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 분야 국제 학술지 ‘안티바이럴 리서치’ 온라인 판에 14일 게재됐다. 

점막 면역이란 면역 체계 구성 요소 중 호흡기, 소화기, 생식기관 등을 구성하는 체내 상피 조직인 점막에서 작용하는 면역을 말한다. 이는 체내와 체외의 접점이 되는 점막에 침입한 외부 인자를 인지하고 제거해 인체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어체계다. 

점막이 병원체나 외부 항원이 침입하는 주요 경로라는 점에서 점막 면역은 전신 면역반응에 비해 병원체의 침입에 빠르게 대응해 감염 및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량된 스파이크 단백질 항원 및 인간 유래 면역증강제(CXCL9)를 탑재한 비강 접종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효능을 실험용 쥐를 통해 검증했다. 

연구팀은 인간 유래 면역증강제가 활성화된 T세포를 특정 위치로 유인한다는 점에 주목해 백신의 효능을 높이기 위한 면역증강제로 이용했다. 

연구팀은 1회 단일 비강 접종과 근육-비강 2회 접종을 통해 백신 효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비강 백신이 호흡기 점막의 항체 반응 및 기억 T세포 반응을 높은 수준으로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백신 투여군은 1회 단일 접종만으로도 코로나19 감염 시 100% 생존했다. 백신 접종으로 만들어진 면역반응은 최소 1년 동안 유지된다는 것을 규명해 백신의 강력한 점막 면역반응 유도 능력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 2020 과기원공동연구 프로젝트,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이승엽 기자 fla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