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들' 유준상 "10년간 성장한 작품처럼 연기도 섬세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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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평정심을 찾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더군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생각들로 이겨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 같아요."
그는 "'비틀쥬스'에서 유령 연기까지 한 이후로는 특정 역할을 욕심내기보다는 표현하기 어려운 것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라며 "여든 살이 되면 생애 마지막 뮤지컬로 '노인과 바다'를 제작해 출연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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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들' 10주년 기념 공연 7월 12일 예술의전당서 개막
"나이가 들면 평정심을 찾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더군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안주하지 않고 더 좋은 생각들로 이겨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 같아요."
유준상(54)은 늘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드라마와 영화, 뮤지컬을 오가며 종횡무진하기에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배우 중 한 사람이다. 그는 고(故) 김광석의 명곡들로 구성한 뮤지컬 '그날들'의 청와대 경호부장 차정학 역으로 2013년 초연부터 2021년까지 다섯 시즌에 모두 참여했다. '그날들'은 1992년 한중 수교와 그 20년 후의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의문의 실종 사건을 쫓는 이야기다. 다음 달 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하는 여섯 번째 시즌(9월 3일까지) 공연에도 어김없이 참여한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유준상은 "매 작품 최선을 다하며 젊은 시절을 치열하게 보냈고 이제 대사 한마디에도 진심을 담아 말할 수 있게 됐다"며 자신처럼 연차가 쌓인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유준상은 나이가 들면서 작품의 각 장면과 생애 주기별 경험들이 오버랩된다고 했다. 그는 "나이가 들어가며 모든 장면이 공감되고 대사 하나하나가 더 깊이 이해되면서 (연기도) 섬세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40대 중반에 출연했을 때는 '서른 즈음에'를 노래하며 울었고, 50대에 접어들었을 때는 '거리에서'를 부르며 오열했습니다."
그는 "이야기에 진심이 얼마나 담겨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그날들'에는 뮤지컬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소재인 지켜주지 못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이 진부하다고 생각했다면 이번 작품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끊임없이 발전하는 작품이고 나 또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작품 전개를 따라 유준상은 경호부장 차정학의 20대와 40대를 모두 연기한다. 그는 "지나간 20대를 무대에서 연기할 수 있고 관객들은 내 20대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행복하다"며 "진짜 20대처럼 뛰어다니기 위해 더 열심히 관리하고, 10년 뒤에도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1995년 데뷔해 연기 경력 30주년을 앞둔 유준상은 여전히 새로운 연기에 목말라 있다. 그는 "'비틀쥬스'에서 유령 연기까지 한 이후로는 특정 역할을 욕심내기보다는 표현하기 어려운 것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라며 "여든 살이 되면 생애 마지막 뮤지컬로 '노인과 바다'를 제작해 출연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박상희 인턴기자 km66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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