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려가기 싫소"... 경매장 탈출 암소의 반란은 '성공적'

11일 만에 발견… 주인, 계속 키우기로

경남 합천군 대양면 한우경매시장에서 달아난 암소가 탈출 11일 만인 지난 26일 경매장과 3km 떨어진 도로변에서 발견됐다. 합천축협 제공

경남 합천군의 경매시장에서 탈출한 소가 11일 만에 발견돼 화제다.

29일 합천축협에 따르면 15일 오전 7시 15분쯤 합천군 대양면 한우경매시장 주차장에서 50개월 된 암소가 달아났다. 사람 나이로 30대인 해당 암소는 번식을 위해 팔릴 예정이었으나, 운송기사가 트럭에 싣고 있던 다른 소들을 내리려는 과정에서 도망쳤다. 당시 폐쇄회로(CC)TV에는 주차장 입구를 막아선 축협 직원을 위협하며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암소의 모습이 포착됐다.

경남 합천군 대양면 한우경매시장에서 달아난 암소가 탈출 11일 만인 지난 26일 경매장과 3km 떨어진 도로변에서 발견됐다. 합천축협 제공

축협 측은 안전사고를 우려해 즉시 119에 신고하고, 경찰과 인근 군부대까지 동원해 수색에 나섰지만 소를 찾는 데는 실패했다.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암소는 탈출 11일 만인 26일 경매장에서 축사 방향으로 3km 떨어진 도로변에서 발견됐다. 군청 산림과 도로정비원들이 수풀을 정리하다 발견해 주인에게 인계했다. 발견 당시 암소는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축협 측은 소를 경매하려다 벌어진 일인 만큼 소에게 면역증강제 등 영양제와 한 달치 사료를 지급했다. 소 주인은 암소를 팔지 않고 계속 키우기로 했다. 축협 관계자는 “소도 낯선 곳으로 이동하면 자신이 팔려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합천=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