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영아주검’ 친모 살인죄 적용…영아살해죄보다 형량 높아

[아동학대]남편도 면밀한 조사 위해 참고인서 피의자 전환

경찰. 〈한겨레〉 자료사진

‘수원 냉장고 영아주검’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30대 친모에게 형량이 낮은 영아살해죄 대신 ‘살인죄’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 참고인으로 조사받았던 친부도 살인 및 사체은닉 방조 혐의로 입건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영아살해 혐의로 구속된 친모 고아무개씨에 대해 죄명을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변경했다고 29일 밝혔다. 고씨가 2차례나 출산 뒤 제3의 장소로 이동해 아기를 살해하고 유기한 점, 경제적 사정으로 범행했다는 고씨 등의 주장을 토대로 가정 내 경제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와 친모에 대한 죄명을 살인죄로 변경할지를 놓고 논의해 이같이 결정했다. 영아살해 혐의는 10년 이하의 징역인 반면, 살인 혐의는 사형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에 처한다. 살인 혐의는 형의 상한에 감경요소가 있는 영아살해죄보다 형량이 무겁다.

고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병원에서 출산한 딸과 아들을 데리고 나와 목 졸라 살해한 뒤 경기 수원시 한 아파트 내 자신의 집 냉장고에 주검을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고씨는 경찰에서 “남편 ㄱ씨와 사이에 8~12살 자녀 3명이 있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임신하자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고씨의 남편 ㄱ씨도 영아살해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 ㄱ씨와 관련해 영아 살해의 공모 또는 방조와 관련한 혐의점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면밀한 조사를 위해 신분을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