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계획은 러軍 수뇌부 생포...이틀전 들통나 반란 돌입”
무장반란을 일으킨지 하루만에 중단했던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당초 러시아 군 수뇌부 인사를 생포할 계획이었다고 28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WSJ는 서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인 러시아 남부에서 두 명의 러시아 군 고위 관리를 생포할 계획을 세웠었다고 보도했다. 프리고진이 노린 두 명의 고위 관리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으로 알려졌다.
프리고진은 반란 전부터 러시아군 수뇌부가 무능하다며 불만을 드러내 왔다. 러시아 군당국과 갈등을 빚어오던 프리고진은 반란 당시에도 쇼이구 장관 등을 처벌하길 원할 뿐이라면서 러시아 군부와 맞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두 사람을 생포해 크렘린궁에 바그너 그룹에 대한 자신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결정을 뒤집어 달라고 요구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10일 쇼이구 장관은 바그너 그룹 등 모든 비정규군을 향해 “다음 달 1일까지 국방부와 공식 계약을 체결하라”고 명령했다. 쇼이구 장관의 명령은 그간 군 수뇌부를 비판해온 프리고진에게서 바그너 그룹의 지휘권을 박탈하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이 이틀 전 반란 계획을 파악하게 되면서 모든 일이 틀어졌다. 결국 프리고진은 마지막 순간에 계획을 변경하고 모스크바를 향해 행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는 예상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자 빠르게 반란을 중단하고 벨라루스로 몸을 피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러시아의 한 지휘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프리고진이 반란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파악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가근위대 지휘관 빅토르 졸로토프는 “바그너 수장의 측근들이 반란 계획을 유출했다”며 러시아 고위 관리들이 이 정보를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앞서 지난 24일 모스크바로 진격하며 반란을 일으켰으나, 하루 만에 중단했다. 그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안에 따라 러시아를 떠나 벨라루스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반란 사태 이틀 뒤 TV연설에 나서 “사태 발생 초기부터 대규모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해 직접 지시를 내렸다”며 자신의 전략에 따라 상황이 통제되고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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