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해태제과 과자값 내렸는데...오리온·크라운 '조용' 왜?
크라운제과 "2019년 이후 한 차례도 인상없어…원가부담 감내해"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정부의 식품 가격 인하 압박에 농심·삼양식품·오뚜기·팔도 등 '라면 빅4'가 잇따라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제과 업계도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해태제과 등 제과 업계도 뒤늦게 인하 대열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인하 품목이 1~3개로 소수에 불과해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제과 빅 4 가운데 오리온과 크라운제과는 현재로서는 인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내 대표 제과업체인 롯데웰푸드는 다음달 1일부로 과자류인 '빠다코코낫' '롯샌' '제크' 등 총 3종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다.
세 제품은 편의점 가격을 기준으로 1700원에서 1600원으로 100원 내려갈 예정이다. 해태제과도 다음달 1일부터 아이비 오리지널 제품 가격을 10% 인하하기로 했다.
다만 오리온과 크라운제과는 현재로서는 제품 가격 인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오리온이 16.2%로 롯데웰푸드 보다 높은 3.5%로 나타났다. 국내로만 놓고 보면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은 14.9%다.
오리온은 지난해 9월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초코파이(12.4%), 포카칩(12.3%), 꼬북칩(11.7%), 예감(25.0%) 등 1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8% 인상한 바 있다. 당시 오리온의 가격 인상은 2013년 12월 이후 9년 만이었다.
가격 인상 당시 원부자재 가격과 에너지 비용이 하향 안정화 될 경우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리온의 가격 인하가 쉽지 않은 것은 다른 제과 업체들와 달리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이 거론된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오리온의 전체 매출 중 국내 매출액 비중은 31.6%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68.4%가 중국 등 해외에서 나온다.
오리온은 타 식품업체들과 달리 2013년 이후 9년 간 꼬북칩, 포카칩 등 인기 제품의 양을 10~15% 가량 늘리고 전품목의 가격을 동결해 온 만큼 현재로서는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해 가격 인상 때도 60개 생산제품 중 16개 제품만 인상했고, 기존 30여 개 제품은 10년 이상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주요 원재료 가격 및 에너지 비용 급등에 따른 원가 압박을 감내해 오다가 지난해 9월 뒤늦게 인상했던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에도 제조원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2%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등 전 품목에 대한 원가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원부자재 가격 등 원가가 안정화되면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기존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크라운해태그룹 내에서 해태제과는 가격 인하에 동참했지만 '형제 계열사' 크라운제과는 인하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점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크라운제과는 2019년 이후 한 차례도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은 만큼 이번에 가격 인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원가 절감 노력을 강화해 2019년부터 가격을 동결해 왔다"며 "이번에 가격을 내리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인하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고, 애초에 인상을 안 했기 때문에 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해태제과 역시 가격 인하에 나서긴 했지만 한 가지 품목에 그쳐 생색내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해태제과는 "비스킷류의 대표 제품인 아이비의 가격을 대폭 인하해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라며 "원가 부담이 가속화 돼 영업이익이 많이 줄고 있어 다른 제품으로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크래커 시장에서 아이비의 시장 점유율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식품 업계 내부에선 "라면과 과자는 다르게 봐야 한다" "밀가루 가격이 내렸다고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스낵의 경우 옥수수·감자가 주원료이기 때문에 밀가루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경우도 많고, 설탕 등 다른 원자재 가격은 오르고 있어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항변이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제과류 중 밀가루 비중은 2%에 불과해 밀가루 시세 하락을 제품가와 연동 시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며 "밀가루를 주 원료로 쓰는 일부 비스킷류만 놓고 봐도 밀가루 비중이 20%로 라면(30%) 보다도 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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