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불안, 꾸역꾸역··· 상위권 구단들 커지는 마무리 불안, ‘양강’ LG와 SSG도 예외 아니다
KBO 상위권 구단들의 뒷문 고민이 커지고 있다. 확실하게 승리를 지켜줘야 할 마무리 투수들이 흔들린다. 깔끔하게 9회를 틀어막는 경우가 보기 드물어졌다.
LG는 28일 문학 SSG전 9회말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올렸다. 끌려가던 8회초 3득점하고, 9회초 다시 1점을 추가하며 8-6으로 앞서던 터였다. 9회만 매끄럽게 처리한다면 선두 경쟁 중인 SSG를 상대로 2연승을 달리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고우석은 흔들렸다. 첫 두 타자를 모두 볼넷으로 내보냈다. 공 9개 중에 스트라이크는 1개에 불과했다. 염경엽 LG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고개를 떨궜다.
경기는 어쨌든 LG의 8-6 승리로 끝났다. 고우석이 최정과 기예르모 에레디아, 박성한으로 이어진 상대 중심타선을 삼진과 범타 처리했다.
그러나 마무리 투수가 첫 두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것 자체가 좋은 신호는 아니다. 고우석은 지난 21일 NC전, 23일 롯데전에도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NC전은 무사 1·2루 위기에서 후속 타자들을 범타 처리하며 실점 없이 막았지만, 롯데를 상대로는 박승욱에게 결승 2루타를 맞고 패전을 떠안았다.
고우석의 구위는 여전하다. 올 시즌 15.1이닝 동안 삼진 25개를 잡았다. 볼넷이 문제다. 최근 5차례 등판 중 4차례 볼넷을 허용했다. 시즌 피안타율은 0.222에 불과하지만, 피출루율은 0.364에 이른다. 주자가 쌓이다 보면 자연히 지난 롯데전처럼 실점 확률도 올라간다.
불안하기로는 SSG 서진용이 더하다. 6월 한 달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이 2.08이다. 등판하면 일단 주자 2명은 내보낸다는 이야기다. 지난 14일 KT전에는 시즌 첫 피홈런까지 허용했다.
서진용의 시즌 기록은 여전히 훌륭하다. 평균자책점 1.41에 22세이브로 구원 부문 단독 선두다. 블론 세이브는 하나도 없다. 주자는 많이 내보내고 있지만, 실점은 적다. 실점하더라도 동점은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장담할 수 없다.
두산 홍건희도 경기 내용과 결과의 괴리가 크다. 6월 피안타율 0.368, 피OPS 0.915를 기록 중이다. 한 달 내내 세이브 실패 없이 평균자책점 2.45로 실점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지켜보는 사령탑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NC 이용찬은 내용도 결과도 좋지 않다. 최근 10일 동안 2차례 세이브 기회를 날렸다. 18일 KIA전에 9회 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22일 LG전 역시 9회 2점 차 리드에서 무너졌다. 28일 두산전도 불안했다. 본인 실책과 볼넷으로 1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2루수 김한별의 호수비 등에 힘입어 간신히 팀 5연패를 끊는 승리를 지켰다.
LG와 SSG는 1위 자리를 두고 ‘그들만의 리그’에 돌입했다. 3위 NC와 거리는 꽤 멀어졌지만, 두 팀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일단 LG가 맞대결 2연승으로 리그 선두를 탈환했다. 그러나 SSG와 여전히 1.5경기 차에 불과하다. NC와 두산도 갈 길이 바쁘다. 3위 자리를 굳히고 선두권까지 넘보던 NC는 최근 연패로 4위 롯데에 다시 1.5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두산은 5위 키움과 경기 차 없는 6위다. 중위권으로 다시 치고 올라갈지, 하위권으로 추락할지 갈림길에 서 있다. 매 경기 의미가 커졌다. 마무리 불안으로 9회 경기를 내준다면 그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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