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호 "전현희 중범죄만 보고서 삭제…그 자체가 범죄"

"조은석, 단군 이래 가장 많이 열람…직원들 강요·압박"
최재해 감사원장 "전현희 자료 제출 협조 안 해…시급한 부분 수사요청"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6.2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29일 국민권익위원회 특별감사보고서에서 "전현희 전 위원장의 치명적인 중범죄 해당 사항만 다 삭제됐다. 그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며 "그 자체가 범죄"라고 주장했다.

유 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권익위) 감사위원회의가 끝나고 사무처에서 손댄 게 하나도 없다. 각 위원들을 포함해 불법적으로 뺀 것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총장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권익위 감사 주심위원인 조은석 위원의 열람 승인 없이 최종 감사보고서를 결재(시행)했다'고 지적하자 "내가 결재권자이고 위원은 맞는지 단순 확인하는 게 관행이다. 74년간 모든 위원이 눌렀는데 조 위원만 왜 그런지 누르는데 소극적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조 위원이 단군 이래 제일 많이 열람했다. 한 주 동안 수차례 종이로 열람했다"며 "(그 과정에서) 직원들을 압박하고 강요해서 논의되지 않은, 사실관계와 배치되는 부분을 고치라고 기망했다"고 항변했다.

이에 김 의원이 "열람 버튼을 누르지 않은 상태에서 제일 마지막 단계인 최종 결재승인이 난 적 있냐"고 재차 묻자 유 총장은 "기계적으로 누르면 되는 건데 단군 이래 가장 많이 보고 유일하게 혼자 안 눌렀다"고 말했다.

유 총장이 흥분하며 목소리를 높이자 김 의원은 "저런 답변 태도가 (권익위 감사위원회의가 있던) 6월1일 회의록에 나온 태도이다. 고성을 지르고 방해하고 난동을 부렸다"고 했고, 유 총장은 "의원님께서는 저희를 모해하시는 게 맞습니까"라고 맞받았다.

이와관련, 최재해 감사원장은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 전 위원장에 대해 수사요청을 했다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전 위원장으로부터 자료 협조가 안 돼 감사방해죄를 거론하며 수사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전 위원장의) 수행비서와 관련된 비위 혐의 조사도 전혀 자료 협조가 안 됐고, 본인 근태 문제나 기타 관련된 의문점도 소명이 안 된 상태에서 감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시급하게 범죄 혐의가 있는 부분에 대해 수사를 요청해야 한다는 판단이 들어서 수사요청을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수사요청한 내용에 비해 최종 감사보고서에 적시된 혐의가 축소됐다는 지적엔 "혐의없는 걸 무리하게 수사요청했다고 말씀하는데 그건 절대 아니다. 수사요청은 위원회를 통과하면 고발과 같은 수준이라 보면 된다"며 "사무처에서 최종적으로 나간 감사보고서와 수사요청 내용과 차이가 있는 것이지 최종보고서에 빠졌다고 범죄 혐의 없다고 인정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조 위원의 열람 결재가 안 된 이유에 대해선 "일반적인 경우 주심위원이 사무처에서 사무총장 결재로 수정된 의안을 확인해 당초 취지대로 됐는지 확인하는게 열람 절차인데, 이번의 경우 논란이 많고 2명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불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심위원이 끝까지 의견이 달랐던 특수한 상황에서 모든 위원이 다같이 열람하자고 이야기가 돼 모든 위원이 내용을 봤다. 원안과 맞는지 확인하는 주심 열람권한은 모든 위원이 다 본 상태라 사무처가 충분히 반영됐다고 생각해 지금과 같이 처리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