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포위 속에서 깨어있으라"…中교수 졸업식 연설 반향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 권력의 포위 속에서 깨어 있기를!."
이 학원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채널에 올라온 연설문에 따르면 예 원장은 지난 21일 열린 졸업식에서 "나는 여러분들이 권력의 포위 속에서 현실에 적응하고, 점점 권력에 연연하고, 자아를 잃고, 인생을 멍하게 보낼까 봐 매우 걱정한다"고 운을 뗐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저는 여러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 권력의 포위 속에서 깨어 있기를!."
중국에서 한 교수가 졸업식 연설에서 한 이 말이 잔잔한 공명을 일으키고 있다.
주인공은 중국농업대학 인문·발전학원(이하 학원) 예징중(葉敬忠) 원장이다.
이 학원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채널에 올라온 연설문에 따르면 예 원장은 지난 21일 열린 졸업식에서 "나는 여러분들이 권력의 포위 속에서 현실에 적응하고, 점점 권력에 연연하고, 자아를 잃고, 인생을 멍하게 보낼까 봐 매우 걱정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모친이 지방 지도자인 대학생이 고향에 돌아와 특별한 대접을 받은 일, 유명 대학 교수가 조사를 나갔다가 지방에서 현지 지도자에게 접대를 받은 일 등을 거론하면서 "권력은 확실히 거대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어 사람을 오만하게 만들고, 자아를 잃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예 원장은 또 "권력은 확실히 거대한 규율의 힘을 가지고 있어 사람을 기계적으로 만들고 나아가 둔감하게 만들어 버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의 유혹·지배·훈육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자기 품격을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여러분들이 권력의 흡인력으로 인해 영악해지지 않기를, 권력의 지배력 때문에 교만해지지 않기를, 권력의 훈육 효과 때문에 마비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력의 포위 앞에서 나는 여러분에게 단단하고 높은 벽에 부딪히는 달걀이 되라고 요구할 수는 없지만, 연약한 껍질 속에 담긴 그 참되고, 선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간직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글은 29일 오전 현재 1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댓글에는 "이런 사상가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 "이 시대에 보기 드문 높은 수준의 연설로, 스승의 덕과 기개를 갖췄다", "존경스러운 교육자" 등의 찬사가 많았다.
연설 내용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졌지만 전문(全文)은 농업대학 인문·발전학원 사이트에 들어가야 읽을 수 있으며, 현재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같은 SNS 플랫폼에서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검열을 피하기 위해 웨이보에 연설문의 스캔본을 거꾸로 올린 네티즌도 있었다.
중국 공산당 권력에 대한 저항의 메시지를 담았다기보다는 사회 시스템 속에 존재하는 권력관계에 매몰되지 말고 개인의 독자성을 유지하라는 일반적 메시지로 볼 여지가 있었으나, 당국의 검열 기제가 작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jhcho@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유도 영웅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임명(종합) | 연합뉴스
-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 연합뉴스
- 최민희 "비명계, 움직이면 죽는다…당원과 함께 죽일 것" | 연합뉴스
- "얼마나 힘드셨나" 경찰, 반포대교 난간 20대 설득해 구조 | 연합뉴스
- "중국인 모이면 소란 피우는 빌런 발생"…서교공 민원답변 논란 | 연합뉴스
- 알리 '현금 1억원 뽑기'에 27만명 몰려…탕웨이가 추첨 | 연합뉴스
- "절반 자른다" 머스크 으름장에 떠는 230만 美공무원 | 연합뉴스
- "머스크가 공동 대통령이냐?"…트럼프 일부 측근·후원자 '경악' | 연합뉴스
- "타이슨 복귀전 6천만가구 시청"…시청자들 "버퍼링만 봤다" | 연합뉴스
- 타이태닉 승객 700명 구한 선장에 준 감사 시계, 27억원에 팔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