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도 뒤집힌 교육부…“킬러문항은 없다”→“출제 가능성 간과”
교육위 법안소위 23일 회의록 보니
“교육과정밖 문제 출제 않도록 개선”
작년 9월엔 “교육과정내 난도 높여”
교육부 입장, 尹 발언 후 뒤집혀
29일 교육위 법안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23일 진행된 회의에서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강민정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킬러문항 방지법)’을 논의하면서 작년 9월 ‘킬러문항이 아니라 난도가 높을 뿐’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기존에 저희가 출제 당국의 입장만을 고려한 답변이었지 않냐는 점을 반성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장 차관은 “실제 저희가 최근에 여러가지 수능에 나온 문제들, 문항들이 좀 논란이 되면서 분석을 해봤다”며 “실제로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난 수능 문항 출제 가능성을 간과했던 점을 먼저 사과드린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위원님 의견을 존중하고, 앞으로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벗어난 문제가 수능에서 출제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개선을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장 차관은 지난해 9월에 열린 소위에서는 “킬러문항 같은 경우에는 사실 교육과정을 벗어났다기보다는 그 안에서 난이도 조절 내지는 변별력을 위해 (출제됐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소위에 참석한 교육부 담당 과장은 “킬러문항이라는 게 교육과정을 벗어났다고 보기는 힘들고 여러 가지 복수의 성취 기준을 복합적으로 엮은 문제가 나오다 보니 난도가 올라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똑같은 법안을 심사하면서 주무 부처의 입장이 이같이 완전히 뒤집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법안을 발의한 강민정 의원은 장 차관의 발언을 듣고 “진짜 단 몇 개월 만에 똑같은, 동일한 하나의 법안에 대해 이렇게 180도 다른 입장을 교육 주무 부처로부터 듣게 된 것에 대해 심대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당시에 정말 충분히 신중하고 깊이 있게 검토·고려하고 의견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 입장이 킬러문항 ‘없다’에서 ‘있다’로 바뀐 것은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교육개혁 추진 상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나온 이후다.
난도가 높을 뿐 킬러문항은 없었다고 항변했던 교육부는 지난 26일 최근 3년간 출제된 수능 문항과 이달 진행된 모의평가 문항 등 총 22개 문항을 킬러문항이라며 직접 들고 나왔다.
야당은 교육 현장의 혼란을 초래했다며 윤 대통령과 이 부총리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주호 장관은 지난 3월 대통령으로부터 구두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교육부 시스템에 등록된 대통령 지시사항 총 19건 중 수능이라는 단어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스템에 수능 관련 지시사항이 등록돼 있지 않다는 것은 처음부터 관련 지시가 중요하지 않았거나 아예 지시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결국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발언으로 수험생과 학부모를 혼란에 빠뜨려 놓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교육부가 거짓과 변명으로 일관하다 수습하지 못하는 지경까지 와버린 것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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