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특권 폐지하라”...6.29 선언 36주년 맞아 대구 등 전국서 집회
대구에서 불체포·면책 특권 등 국회의원이 누리는 특혜를 폐지하자는 시민 운동이 전개됐다.
시민 단체인 ‘특권폐지 국민운동 대구광역시 본부’는 29일 오전 대구 중구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국회는 6·29 선언 36주년과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입각해 국회의원 특권을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이날 대구를 포함해 광주, 부산 등 전국 17개 시·도에서 같은 취지의 집회가 열렸다고 한다.
지난 4월 출범한 특권폐지 국민운동 본부는 국회의원과 고위 공직자가 누리는 특권과 특혜를 폐지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지난달 31일엔 서울 국회 앞에서 시민 3000여명이 특권 폐지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국회의원 등이 누리는 혜택은 186가지라고 한다. 특권폐지 국민운동 대구본부 관계자는 “국회의원은 연 1억 5500만원 상당의 고액 연봉에 더해 각종 출장비·유류비·휴가비·택시비 등을 받는다”면서 “국회에 출석하지 않고 교도소에 갇혀도 월급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억대 후원금으로 4년 내내 재선 선거운동을 하며, 죄를 지어도 체포되지 않고 욕설이나 거짓말을 해도 면책되는 등 ‘백화점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선거 때마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불체포·면책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주장해왔으나 이뤄진 적은 없었다. 이날 자문 역할로 참석한 도태우 변호사는 “현행 헌법엔 국회의원과 의회에 강력한 권력이 주어져 있다”면서 “그 권력을 기반으로 입법독재와 방탄국회 등 폐단이 나오고, 어떠한 범법자라도 나라를 뒤흔들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권폐지 국민운동본부 측은 오는 7월 17일 75주년 제헌절을 맞아 국회 앞에서 ‘국회의원 특권폐지 국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배이희 특권폐지 국민운동 대구광역시 본부장은 “국민의 머슴 역할을 해야할 의원들이 과한 특권을 누리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반”이라면서 “36년전 권위주의 정권도 국민의 민주화 요구를 수용한만큼, 6·29 선언에 기초해 집권한 여야 정치권도 국민의 요구인 특권 폐지를 받아들여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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