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앤팩트] 전세사기 첫 피해 인정 265명...3천여 건 아직 심의 중
[앵커]
전세사기 특별법 시행 한 달 만에 처음으로 피해자 인정 사례가 나왔습니다.
이번에 지원을 받게 될 피해자는 260여 명으로, 아직 심사를 기다리는 신청자가 3천 명이 넘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한 달 동안 전국에서 접수된 피해자 인정 신청이 3천 건을 넘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한 달 동안 전국 지자체를 통해 피해자 인정 신청을 한 사람은 모두 3,627명입니다.
피해자 인정 여부를 심의하는 전세사기 피해 지원 위원회는 지자체 기초 조사를 마친 268명에 대해 심사를 진행했고, 이 가운데 265명을 피해자로 인정했습니다.
전세사기 특별법이 시행된 지 한 달 만에 나온 첫 피해자 인정 사례입니다.
나머지 3명은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거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피해자로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피해자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은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대규모로 전세사기를 벌인 건축왕에 보증금을 떼인 임차인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밖에도 부산 60명, 인천 4명, 강원과 경남에서도 각각 3명이 피해자로 인정받았습니다.
[앵커]
피해자로 인정받으면 어떤 지원을 받게 되나요?
[기자]
가장 큰 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살던 집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갔을 때 피해자가 집을 직접 사길 원하면 최고가 낙찰액에 집을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겁니다.
저금리로 구매 자금을 대출받을 수도 있습니다.
디딤돌대출을 이용하면 1.85∼2.7% 금리에 최대 4억 원까지,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하면 3%대 금리에 5억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피해자가 집을 직접 사길 원치 않을 경우 LH에 우선매수권을 양도하면 공공임대로 최장 20년간 살던 집에 거주할 수 있습니다.
다른 집으로 이사를 원할 경우에도 저금리로 전세금을 빌려주고, 경·공매 절차를 대행해 주거나 긴급 생계비와 주거비를 지원받을 수도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여전히 지원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건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기자]
우선 대출 조건이 까다롭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경매에서 집을 낙찰받게 되면 한 달 안에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이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게 '경락 자금 대출'입니다.
특별법상 지원을 받으려면 부부합산 연 소득이 7천만 원 이하여야 하는데, 맞벌이의 경우 이 요건을 맞추기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두 번째는 속도입니다.
특별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됐지만, 피해자로 인정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고, 그 규모도 신청자 10명 가운데 1명꼴이 채 되지 않습니다.
아직 3,300여 명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건데요.
아직 피해 접수가 진행 중이라서 대기 인원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피해자들이 무엇보다 원하는 게 속도감 있는 지원인 만큼 각 지자체 기초 조사를 끝내고 위원회에서 빠른 심의가 이뤄져야 할 거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복잡한 절차인데요.
앞서 말한 지원을 받기 위해선 피해자들이 직접 관계기관에 따로따로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우선매수권을 부여받기 위해선 법원에, 매입 입대를 원할 경우 LH에, 경·공매 대행 지원을 받기 위해선 주택도시보증공사, HUG에 각각 신청해야 합니다.
[앵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피해자들이 직접 나서서 협동조합을 만들어 문제 해결에 나선 곳도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피해자 대신 조합이 대신 주택 소유권을 넘겨받아서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임대 수익을 내서 피해자들에게 피해액을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전세 보증금은 시세의 90% 수준으로 책정하고, 10%는 각 조합원의 출자금으로 쓰입니다.
조합이 해당 주택을 월세로 돌려 임대 수익이 나면 조합원에게 피해액을 보전해주기도 합니다.
특별법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실효성이 없다고 느낀 피해 임차인들이 직접 택한 방식인데요.
하지만 한계도 뚜렷합니다.
집이 이미 경매로 넘어갔거나 압류된 경우 조합이 소유권을 이전받기 어렵고 임대 수익으로 피해액을 온전히 돌려받는 데 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어렵게 국회를 통과한 전세사기 특별법이 실효성이 있기 위해선 무엇보다 빠른 피해 인정 결정과 속도감 있는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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