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접종으로 코로나19 막는 비강 백신 나왔다

KAIST-화학연, 점막 면역 유도 코로나19 백신 개발
인간 유래 면역증강제 활용… 면역반응 최소 1년간 유지

이홍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의 비강 접종 코로나19 백신 모식도./KAIST

국내 연구진이 한 번 접종으로 장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방할 수 있는 비강 백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홍규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김균도 한국화학연구원 선임연구원 공동연구팀이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의 비강 접종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점막 면역이 유도되는 것을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코로나19는 잦은 돌연변이로 백신 접종이나 기존 면역반응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현재 시판되는 근육 접종 백신으로는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할 수 있는 점막 면역을 일으키기 어렵다.

점막 면역은 면역 체계를 구성하는 요소 중 호흡기와 소화기, 생식기관 등을 구성하는 체내 상피 조직인 점막에서 작용하는 면역을 말한다. 체내와 체외의 접점이 되는 점막에 침입한 외부 인자를 인지하고 제거해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이다. 점막 면역은 전신적 면역에 비해 병원체의 침입에 빠르게 대응해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량된 스파이크 단백질 항원과 인간 유래 면역증강제를 탑재한 비강 백신을 개발했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호흡기와 눈, 장관계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다. 연구팀은 또 인간 유래 면역증강제가 활성화된 T세포를 특정 위치로 이동하도록 유인한다는 점을 주목하고 이를 백신 효능을 높이는 면역증강제로 사용했다.

새로 개발된 비강 백신은 1회 비강 접종이나 근육-비강 2회 접종으로 백신의 효능을 검증했다. 실험용 쥐에 비강 백신을 접종한 결과, 호흡기 점막 항체 반응과 기억 T세포 반응을 높은 수준으로 유도했다. 백신 투여군은 1회 단일 접종만으로 코로나19 감염 시 100% 생존했다. 또 백신 접종으로 만들어진 면역반응은 최소 1년간 유지돼 강력한 점막 면역반응 유도 능력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인간 유래 면역증강제를 활용해 백신의 효능을 강화한 새로운 백신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다양한 병원체에 대한 비강 백신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과 창의·도전연구기반지원사업, KAIST의 코로나대응과학기술뉴딜사업, 한국화학연구원의 감염병예방융합플랫폼개발과제 등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성과는 바이러스 분야 국제학술지 ‘앤티바이럴 리서치(Antiviral Research)’ 온라인판에 이달 14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Antiviral Research, DOI: https://doi.org/10.1016/j.antiviral.2023.105656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