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향하는 'K뮤지컬', 기형적인 창작 환경 먼저 돌아봐야"
한·미·영·중·일 뮤지컬 시장 동향 분석 발표
한정된 창작자 수로 너무 많은 뮤지컬 제작
팬데믹 이후 회복된 시장, 올해 초부터 주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은 뮤지컬 창작자와 배우의 숫자는 한정돼 있는데 작품 편수가 너무 많습니다. 한국 뮤지컬의 해외 진출을 위해선 기형적인 창작 환경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한국 창작뮤지컬이 ‘K뮤지컬’로 해외 진출을 하기 위해선 먼저 창작 환경부터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우, 작가 및 작사가, 작곡가, 연출가 등 창작진들이 1년 동안 너무 많은 창작뮤지컬을 제작하고 있어 해외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신 대표는 “지금 한국의 창작뮤지컬 시장에선 배우, 스태프들이 ‘겹치기’로 여러 작품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를 ‘창작뮤지컬 활성화’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제는 합리적인 뮤지컬 제작 시스템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K뮤지컬’이 해외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선 작품의 기본부터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신 대표는 “경기 침체와 전쟁 등 좋은 뉴스가 없지만, 이런 때일수록 공연을 만드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은 관객에게 높은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완성도 있고 경쟁력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라며 “한국 뮤지컬의 해외 진출 성패 또한 완성도와 경쟁력 있는 작품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에서 한국 뮤지컬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줬으나, 올해 초 맞닥뜨린 인플레이션과 경제 침체, 전쟁 등의 여파로 성장이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대표는 “코로나19로 30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추락했던 한국 뮤지컬 시장은 지난해 ‘위드 코로나’와 함께 억눌렸던 문화 향유 욕구가 폭발하면서 4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며 “그러나 올해 1월부터는 관람객 수와 매출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 관객부터 감소하고 있으며 그 영향이 이제 서울까지 오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 대표는 “한국 뮤지컬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는데, 이런 성장 이면엔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문제는 한국 뮤지컬이 건전한 창작 생태계를 위한 정책 등을 생각할 시간 없이 성장했다는 점이다“라며 “현재 국회에 발의된 ‘뮤지컬산업진흥법’이 제정된다면 한국 뮤지컬 또한 장기적 안목으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공연제작사 정크야드 도그 프로덕션의 수 프로스트 프로듀서는 “팬데믹 이후 뉴욕 교외 지역의 관객들이 브로드웨이를 찾는 걸 주저하고 있고, 티켓 가격 및 제작비 등도 크게 증가했다”며 “‘위키드’ ‘라이온 킹’ ‘해밀튼’ 등 누구나 잘 아는 작품은 코로나19 이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은 관객을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플레전스 극장의 닉 코너튼 대표는 “영국에선 펜데믹을 겪으면서 뮤지컬의 단기 상연이 많아졌다”며 “카메론 매킨토시, 앤드루 로이드 웨버 등 대형 제작자가 독점했던 뮤지컬 시장에서 새로운 제작자들이 작품을 선보일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고 팬데믹 이후 영국 뮤지컬 시장의 긍정적인 변화를 소개했다.
‘K-뮤지컬국제마켓’은 국내외 뮤지컬 전문가, 투자자 등이 모이는 뮤지컬 분야 최초의 전문 마켓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예경)가 주최·주관하는 행사로 지난 27일 개막했다. 오는 7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정동1928 아트센터 등에서 진행한다. 30일에는 한국 창작뮤지컬의 해외 진출 사례를 소개하는 ‘K-뮤지컬사례 발표회’를 진행한다. 7월 1일에는 ‘K-뮤지컬국제마켓 연계 투자 펀드 조성’을 주제로 한 포럼이 열린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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