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를 이렇게 갚다니”… 공연장 입장료 6억 빼돌린 30대 실형

재판부, 징역 3년 선고 
명품가방 구입 등 탕진

제주법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친구 부모가 운영하는 공연장 매표소에서 일하면서 5년간 6억 원에 가까운 입장료를 빼돌린 30대 여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 진재경)는 2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1)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5월부터 올해 4월 12일까지 제주 지역 모 공연장 매표실장으로 근무하며 370여 차례에 걸쳐 관람료 5억6,900만 원을 빼돌려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횡령한 돈으로 고가의 명품 가방, 의류, 차량 등을 구입하고, 성형외과 시술을 받았다. 유흥비로도 탕진했다. 횡령 사실이 드러난 이후 차량을 처분해 공연장 측에 돈을 반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이 딸의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회사에 채용해 주고, 거처를 마련해 주고, 사택에서 같이 살며 사실상 가족처럼 각별하게 대해줬다"며 "이런 은인을 배신하고 수년간 큰돈을 횡령했다는 것은 정말 죄질이 무겁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