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발 주가조작' 라덕연 일당 첫 재판…"시세조종 안했다" 혐의 부인

라덕연 측 "오해받을 행위 했어도 시세조종 안해"
검찰 "주가폭락 자체 분석…추가 공범 3일 기소"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3.5.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를 촉발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H사 대표(42) 등 시세조종 일당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대체적으로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는 29일 오전 자본시장법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라 대표와 H사 대표 변모씨(40), 전직 프로골퍼 안모씨(33)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시세조종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H사 정산팀장 장모씨(35), H사 전 이사 박모씨(37), H사 감사 조모씨(41)도 함께 재판을 받았다.

이날 라 대표 측 변호인은 무등록투자일임업은 인정한다면서도 "시세조종은 의사도 없었고 한 적도 없다"며 시세조종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라 대표의 변호인은 "무등록투자일임업이 2022년 1월4일 범죄수익은닉법에 포함됐기 때문에 그 이전의 무등록투자일임업을 통한 범죄수익 취득은 부정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변씨 측 변호인은 "변씨 또한 무등록투자일임업 혐의는 인정하지만 시세조종 행위에는 관여하지도 공모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안씨 측 변호인도 "시세조종에 관여한 바가 없고 시세조종 행위를 알지도 못한다"며 "안씨는 라 대표가 적법하게 투자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알았기 때문에 무등록투자일임업도 부인한다"고 말했다.

장씨, 박씨, 조씨 측 변호인은 "증거기록을 아직 등사하지 못해 공소사실 관련 의견을 다음 기일에 피력하겠다"고 밝혔다.

라 대표 일당은 2019년부터 올해 4월까지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고 투자자문회사를 운영하며 수천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뒤 8개 상장기업 주식을 통정매매 등의 방법으로 시세조종해 약 7305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투자자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해당 휴대전화로 주식거래를 하고 투자자 동의 없이 개설된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위탁 관리하며 1944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투자 수수료 명목으로 받은 범죄수익 1944억원을 자신들이 관리하는 법인 또는 음식점의 매출수입으로 가장하거나 차명계좌로 지급받아 세탁하고 은닉한 것으로 조사됐다.

라 대표 측 변호인은 "진정한 이익을 본 세력이 있고 법정에 있는 사람은 모두 피해를 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주가폭락의 원인 제공자가 누구인지 함께 밝히는 게 이 사건의 근본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투자자들의 정보를 이용해 통정매매와 고가매수 시종가 관여 등 시세조종을 통해 8개 종목의 주가를 상승시켜 7300억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해 기소된 것이지 주가폭락으로 기소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검찰은 주가폭락을 자체 분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5일 구속된 의사집단 영업 총괄 병원장 주모씨(50)와 H사 영업이사 김모씨(40)는 이르면 7월3일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