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탓에"...모기업 신용등급 하락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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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기업 계열사들이 잇따라 대규모 증자에 나서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금리 상황 등이 맞물리면서 계열사의 재무 부담이 모기업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무 부담 확대로 대규모 증자에 나서거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대기업그룹 계열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계열사에서 시작된 재무 부담이 지주회사인 모기업으로 전이되면서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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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기업 계열사들이 잇따라 대규모 증자에 나서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금리 상황 등이 맞물리면서 계열사의 재무 부담이 모기업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칫하면 '밑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무구조 악화로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대기업도 속속 나오면서 하반기 신용등급 강등 폭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무 부담 확대로 대규모 증자에 나서거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대기업그룹 계열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SK이노베이션과 CJ CGV는 각각 1조1777억원, 57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통상 주가 하락을 수반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은 기업이 그만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실제로 CJ CGV의 경우 증자 자금 5700억원 중 3800억원이 채무상환에 투입된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SK이노베이션과 CJ CGV 주가는 각각 유상증자 공시일(지난 23일, 20일) 이후 전일 종가 기준 11.99%, 32.97%씩 하락한 상황이다.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대기업들도 눈에 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일제히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무보증사채(SB) 신용등급을 일제히 내렸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수익성 악화와 차입금 부담을 고려해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고, 이에 따라 롯데지주(AA→AA-)와 롯데쇼핑, 롯데건설 등 다른 계열사들도 동반 강등됐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롯데케미칼에 대해 "자체 현금창출력이 약해진 가운데 대규모 투자 소요가 지속되면서 2023년 3월 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가 3조3000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1월 중 유상증자(1조2000억원)를 실시했으며,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일부 자산의 유동화를 계획하는 등 현금 확보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나, 상당 부분을 차입 조달에 의존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차입금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LG디스플레이와 효성화학 등 기업도 신용등급 하향 대상이 됐다. 이달 초 한신평과 나신평은 효성화학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내렸다. 지난달 LG디스플레이 신용등급은 3개 신평사가 일제히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계열사에서 시작된 재무 부담이 지주회사인 모기업으로 전이되면서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가령 SK의 경우 SK이노베이션 지분 34.9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지분율 유지를 이해 이번 증자에 참여할 전망인데, 이 경우 재무 부담 확대될 수밖에 없다. 앞서 SK이노베이션 역시 두 차례에 걸쳐 자회사 SK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조원을 지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유상증자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데, 차입금 상환 시 단기적인 문제는 해결되지만 지속성 관점에서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증자를 하더라도 추후 이익이 나면 선순환 구조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모기업 입장에서는 하반기 경기침체, 금리인상 등과 맞물려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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