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역대 최대 ‘산소 생산량’ 기록…영화 <마션> 현실화 속도
화성 대기 이산화탄소에서 생성
지구 밖 정착에 중요한 기반 마련
화성에서 산소를 자체 조달할 수 있는지를 확인 중인 시험 장비가 역대 최대 산소 생산량을 기록했다. 향후 화성을 인간의 새로운 정착지로 만드는 계획에서 중요한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과학전문지 스페이스닷컴은 28일(현지시간) NASA의 화성 무인 탐사차량 ‘퍼서비어런스’에 실린 산소 발생 장비 ‘MOXIE(목시)’에서 지난 6일 역대 가장 많은 산소가 생성됐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목시를 통해 시간당 약 12g의 산소를 뽑아냈다. 원래 설계대로라면 목시는 시간당 6g의 산소를 만들어낼 수 있다. 6g은 우주비행사 1명이 10분간 숨쉴 수 있는 산소량이다. 원래 설계보다 2배 많은 산소를 생성한 것이다.
목시는 2021년 첫 가동 이후 지금까지 총 15회 가동됐다. 중량은 약 18㎏이며, 덩치는 식빵을 굽는 토스터와 비슷하다.
목시는 화성 대기의 96%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인 뒤 산소로 바꾸는 기기다. 이산화탄소는 탄소 원자 1개와 산소 원자 2개로 만들어진다. 목시는 여기서 산소만 뽑아낸다.
화성에서 산소를 자체 조달하는 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산소는 화성에 간 사람이 숨을 쉬거나 로켓 추진제를 만드는 데 필수 자원이다.
그런데 이런 산소를 로켓에 실어 지구에서 공수하는 데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산소를 자체 생성하는 장비가 화성에서 다수 운영되면 그런 번거로움과 수고를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목시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매사추세츠공대(MIT) 과학자들은 목시를 이번처럼 최대 수준으로 가동할 때 고장이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NASA는 공식 자료를 통해 “목시는 화성에서 산소를 발생시키는 기술이 정말 가능한지 시연하는 기기”라며 “인간이 화성에서 임무를 수행할 때 필요한 것보다 훨씬 적은 양의 산소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성에서 사람 4명이 탄 로켓을 우주로 띄우려면 연료를 태우는 산화제로 쓸 산소 25t이 필요하다. 이들이 화성에서 1년간 거주하려면 산소 1t이 더 필요하다.
연구진은 목시의 연구 성과가 수년간 더 축적되면 향후 산소를 대규모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소 현지 조달이라는 과제를 해결할 돌파구가 점차 열리면서 화성에 진출하려는 인류의 노력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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