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순위표 봅니다” “빨리 야구장 오고 싶어요” 한화에 활짝 핀 행복야구, 누구도 그들을 무시할 수 없다[SS시선집중]
[스포츠서울 | 대전=윤세호기자] “솔직히 프로 입단 후 순위표를 자주 본 적이 없어요. 이제는 매일 순위표를 봅니다.”
시작은 미약했다. 에이스로 영입한 외국인투수가 개막전부터 부상으로 이탈했고 외국인타자도 고전했다. 그러면서 또다시 긴 연패 늪에 빠졌다. 감독이 계약 마지막 해를 채우지 못하고 해임됐을 때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사실상 이대로 시즌이 종료될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난 몇 년과 달리 마냥 어둠에 갇히지 않았다. 비시즌 준비했던 부분을 하나씩 다시 실행했다. 계획한 팀컬러가 비로소 드러났고 외국인선수 교체도 성공을 향한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시너지 효과를 이루자 이제는 상대가 먼저 두려움을 느낀다. 페넌트레이스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행복 야구를 실현하고 있는 한화 얘기다.
더 이상 패배가 당연한 팀이 아니다. 지난달 12일부터 28일까지 최원호 감독 부임 후 한화는 18승 18패 3무 승률 5할을 기록했다. 최 감독은 강한 2번 타자, 상하위 타순의 균형을 추구하며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중간 투수들의 보직을 보다 명확하게 설정하면서 페이스가 떨어진 투수들을 무리하게 끌고 가지 않고 선순환을 꾀한다. 외부에서는 주목하지 않은 투수진 뎁스에 대한 자신감을 실현한다.
최 감독 부임 기간 한화는 평균자책점 4위에 자리하고 있다. 부임 전 평균자책점 부문 7위에서 3계단이 올랐는데 가장 큰 비결은 볼넷 감소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시절 9이닝당 볼넷 4.10개가 최 감독 부임 후 9이닝당 볼넷 3.61개로 감소했다. 2군 감독 시절 몇몇 투수들에게 무볼넷을 목표로 실전을 치르는 극단적인 방법도 실행했는데 그 효과가 조금씩 드러난다.
최 감독은 “2군 감독 시절 투수들에게 속구만 던지게 하거나 초구 변화구를 못 던지게 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투수는 기본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감각이 있어야 한다. 너무 어렵게 타자와 싸우려 하고 변화구에 의존하니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고 볼넷을 범한다. 이 부분부터 고치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 나와 같은 시기에 한화에 온 강재민도 이러한 과정을 거쳤던 투수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마운드가 안정되면서 지난 21일 대전 KIA전부터 패배를 모르는 팀이 됐다. 이날부터 28일까지 2019년 9월 이후 약 4년 만에 6연승을 질주했다. 타선이 점수를 뽑아 리드하면 필승조는 굳건히 마운드를 지키며 승리를 완성한다.
올시즌 본격적으로 잠재력을 터뜨리며 한화와 KBO리그를 두루 대표하는 3루수로 올라선 노시환은 “투수들이 다 막아줄 것 같다는 든든함이 생겼다. 그래서 야수들도 더 점수를 내려 하고 수비에서도 하나만 막으면 투수들이 더 잘 던져주니까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며 “이제는 점수차가 적은 상태로 리드하고 있어도 투수들이 막아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솔직히 프로 입단 후 순위표를 자주 본 적이 없다. 이제는 매일 순위표를 본다”면서 “우리 팀이랑 중위권 팀이랑 차이도 얼마 안 난다. 늘 인터뷰에서 팬분들께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를 했는데 지금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다. 팬분들이 원하시는 가을 야구 꼭 할 수 있게 계속 준비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리드오프로 깜짝 도약을 이룬 이진영도 팀 분위기를 강조했다. 5회말 동점 투런포, 8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희생플라이를 기록한 이진영은 “야구장 나오는 것 자체가 좋다. 선수 모두가 빨리 야구장에 오고 싶어 한다. 이런 분위기가 선수들에게 전파되면서 경기 내용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웃으며 “연승 과정에서 라인업에 꾸준히 들어갈 수 있어 영광스럽다. 승리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예상하지 못한 도약은 아니다. 꾸준히 재능 넘치는 신예들이 입단했고 암흑기 속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신구장 시대가 시작하는 2025년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당연한 강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리고 그 시기를 조금 더 빠르게 내다본 야구인들도 있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작년 막바지부터 한화가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무섭다. 젊은 선수들이 한 번 기세를 잡으면 무섭게 치고 올라간다.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노시환의 말처럼 어느덧 5위 그룹과 3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그저 탈꼴찌만 해도 성공인 시즌이 아닌 더 높은 곳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한화라서 행복합니다”라는 팬들의 응원 구호가 시즌 막바지에도 야구장 전체를 휘감을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83세’ 김용림, 자기관리 끝판왕.. “30년 동안 헬스 하루에 2시간씩 해” (퍼펙트라이프)
- ‘54세’ 지상렬, 결혼 계획 발표 “사회는 강호동 축가는 이승기, 야구장에서 결혼식”(강심장
- 팝스타 마돈나, 심각한 세균감염으로 의식 잃은 채 발견…7월 캐나다 공연 무산[할리웃톡]
- 최수종♥하희라, 153평 ‘세컨하우스’ 전면 철거 결정…“다시 쌓아야해”
- ‘갑상샘암’ 박소담, 제주도에서 ‘발랄한’ 회복기 공개...“감사했던 하루하루” [전문]
- 김민재 ‘Here we go’ 떴다, 바이에른 뮌헨 이적 확정적…5년 장기 계약 구두 합의
-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피겨여왕’ 김연아, 소탈한 매력으로 시청자 사로잡았다 (유퀴즈)
- ‘권상우♥’ 손태영 美 자택 마당에는 사슴이 뛰어논다.. 알비노 흰 사슴까지
- ‘김국진♥’ 강수지 “비비아나 보러 파리 왔어요” 프랑스 유학 딸 자랑
- 조국 딸 조민, 유튜버 이어 가수 ‘미닝’으로 데뷔?.. 노래에 랩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