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 인터뷰] 이은지 "나영석, 결 잘 맞는 스승 같은 존재"
황소영 기자 2023. 6. 29. 12:02
개그우먼 이은지(31)는 평범함을 거부한 천상 예능인이다. 어린 시절부터 세상 제일 웃긴 사람이란 소리를 듣고 자랐고 지금도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하면, 무대에 올랐다 하면 재밌고 유쾌한 모습으로 수놓는다. 멈출 줄 모르는 개그 열정과 에너지가 압도하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예능인이다.
지난해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 여자 예능상 후보로 올라 처음 참석했고 올해는 수상의 영광까지 누렸다. 이렇게 빨리 수상하게 될 줄 몰랐다는 이은지는 시상식 무대에 서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약 한 달의 시간이 흘러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와 마주한 그는 "너무 궁금했다. 가족들이 상을 받았는데 트로피를 왜 안 가져오냐고 속은 거 아니냐고 난리였다. 이제야 실감이 난다. 느낌이 이상하다. 어머 웬일이야, 너무 멋있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 순간도 놓치지 않고 개그로 승화시키는 이은지의 끼는 감탄을 불렀다.
지난해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 여자 예능상 후보로 올라 처음 참석했고 올해는 수상의 영광까지 누렸다. 이렇게 빨리 수상하게 될 줄 몰랐다는 이은지는 시상식 무대에 서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약 한 달의 시간이 흘러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와 마주한 그는 "너무 궁금했다. 가족들이 상을 받았는데 트로피를 왜 안 가져오냐고 속은 거 아니냐고 난리였다. 이제야 실감이 난다. 느낌이 이상하다. 어머 웬일이야, 너무 멋있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 순간도 놓치지 않고 개그로 승화시키는 이은지의 끼는 감탄을 불렀다.
-수상을 다시금 축하한다. 시상식 영상을 본 적이 있나.
"정말 많이 봤다. 댓글들을 보면서 힘을 많이 얻었고 감사한 분들도 많다는 생각을 했다."
-수상을 예상했나.
"정말 많은 분이 시상식에서 '정말 제가 받을 줄 몰랐다'라는 말을 하는데 진짜 받을 줄 몰랐다.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예능인을 하면서 언젠가는 받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59회가 아닌 69회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다. 선배님들이 꽤 오랜 시간 걸려서 (백상을) 받았기 때문에 그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다. 평소 내려놓는 것에 익숙하기도 하고 설마 설마 했었다. 그럼에도 이왕 시상자로 (이) 용진 선배가 있을 때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었다. 선배님과 코미디를 한 지 10년 정도가 된 사이니 그게 더 좋을 것 같았다."
-감격해 울던 기억이 난다.
"이름이 호명되고 '뿌잉' 하고 울어버렸다. 수상 소감을 말할 때 선배들의 공감해 주는 눈빛이 더 좋았다. 확실히 (시상식 끝나고) 그런 말들을 많이 해주더라. 난 예능인이니까 예능 촬영 끝나면 '그런 얘기를 왜 했지?' 하고 후회하는데 그냥 누구나 하던 생각이라고 깜짝 놀랐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댓글 보니까 '나도 맨날 회사 갔다가 집에 와서 그때 그걸 왜 했지? 후회 많이 하는데 은지 언니도 똑같구나!' 이런 댓글을 많이 받아 신기했다. 회사 생활할 때 '그때 그냥 가만히 있을 걸!' 그런 생각들 많이 하지 않나. 그래서 많이들 공감했던 것 같다. 근데 사실 처음에 뿌잉하고 나서 무대 위라 잘 들리지 않았겠지만 용진 선배가 '해냈구나, 해냈어!' 이렇게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얘기해 줘 2차로 뿌잉 했었다. '정신 차려야지!' 하다가 소감을 말하는데 배두나 님이 그렇게 울더라. 누가 우는 걸 보니 또 뿌잉 눈물이 났다."
-썸네일에 대한 얘기도 많더라.
"네티즌 사이에서 (백상예술대상 측이) 썸네일을 왜 이렇게 했냐는 얘기가 많았는데 그게 더 좋았다. 진짜 내 모습이 나오지 않았나. 예쁘게 울려고 하는 게 아닌 그냥 뿌잉 한 게 오히려 현실적이고 나의 인생 32살의 한 페이지를 이렇게 저장해준 것 아닌가. 고맙다."
-많은 축하를 받았을 것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축하 메시지는.
"(황) 제성 선배가 원래 되게 츤데레 기질이 있는데 그날 밤에 메시지가 왔다. '은지야 너 수상 소감 말할 때 울 뻔했다. 축하한다'라고 해줬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닌데 했는데 그렇게 말해줘 좋았고, 함께 있던 예능인 선배들이 다 축하한다고 해줘 좋았다. (박) 세미 언니를 나중에 만났는데 '내년엔 내 거야' 그러면서 좋아해 준 것도 기억에 남는다. (안) 유진이한테 '언니 축하해. 그리고 울지 마' 딱 그렇게 메시지가 왔는데 귀엽고 고맙더라."
-시상식이 끝난 후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그날 샴페인을 신이 나게 먹고 뭐라도 했어야 했는데 집에 가서 잠만 잤다. 시상식 온다고 드레스도 예쁘게 입고 싶고 해서 일주일 정도 바짝 관리를 했다. 하루가 고단했는지 바로 잠들었다. 꿀잠을 잤다. 그때까지만 해도 실감이 잘 나지 않았던 것 같다. 시상식 영상이 빨리 올라오더라. 깜짝 놀랐다. 그거 계속 돌려보며 잠들었던 것 같다."
-부모님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우리 엄마, 아빠는 트로트 밖에 모른다. 처음엔 '백상이 뭘까?' 그러고 봤는데 엄마가 '거기 신동엽 씨 있어, 송혜교 씨 있어 별의별 유명한 사람 다 있는데 네가 거기 한 자리 차지한다니 너무 좋다'라고 했다. 아빠는 지금도 식사 자리에 가면 딸 상 받았다고 밥을 사야 한다고 하더라. 맨날 계산하니 용돈 좀 보내달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용돈 보내드리고 엄마, 아빠랑 축하 파티도 했다. 백상 때문에 행복한 나날을 보낸 것 같다."
-백상은 어떤 의미로 남아 있나.
"가장 핫한 인물, 남녀노소가 인정하는 것 아닌가. 20대, 30대만 아는 이런 느낌이 아니라 백상이라는 시상식은 모두가 알지 않나. 80대도 아는 시상식이기 때문에 이젠 뭔가 자신감이 생겼다. 웹예능을 많이 하다 보니 젊은 사람들만 날 좋아할 거란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60, 70대분들도 많이 알아봐 줘 좋다. 대중이 인정해 준 상, 전문가 선생님들이 인정해 주는 찐, 리얼 이런 느낌이 든다. 백상을 보면서 '저 사람이 받을 수밖에 없어' 그런 생각을 항상 했었다. 근데 그런 시상식에서 상을 받다니. 모두가 수긍하게 되는 시상식이기 때문에 영광이고 너무 감사하다."
-올해로 데뷔 만 9년, 10년 차를 맞았더라.
"어느 순간부터 너무 기대를 안 하고 살았다. 사실 주위나 회사 분들이 후보 명단이 발표되고 '너야' 그럴 때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아니라고 했다. 물론 지금 10년 차가 됐지만 됐으면 좋겠다는 일이 안 된 적도 많고, 이번에는 되겠지 했는데 안 된 적도 많다. 잘 되려고 하면 안 되고 이랬던 세월이 거의 10년이다 보니 한편으로 슬프지만 일부러 기대하지 말아야지, 안 될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며 지내왔더라. 이번에 상을 받은 후 '왜 맨날 내가 실망할까 봐 안 된다는 생각만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보다 '실망해도 괜찮다, 아니면 어때란?' 생각으로 돌아간다면 좀 더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정말 많이 봤다. 댓글들을 보면서 힘을 많이 얻었고 감사한 분들도 많다는 생각을 했다."
-수상을 예상했나.
"정말 많은 분이 시상식에서 '정말 제가 받을 줄 몰랐다'라는 말을 하는데 진짜 받을 줄 몰랐다.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예능인을 하면서 언젠가는 받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59회가 아닌 69회 정도가 아닐까 생각했다. 선배님들이 꽤 오랜 시간 걸려서 (백상을) 받았기 때문에 그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다. 평소 내려놓는 것에 익숙하기도 하고 설마 설마 했었다. 그럼에도 이왕 시상자로 (이) 용진 선배가 있을 때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었다. 선배님과 코미디를 한 지 10년 정도가 된 사이니 그게 더 좋을 것 같았다."
-감격해 울던 기억이 난다.
"이름이 호명되고 '뿌잉' 하고 울어버렸다. 수상 소감을 말할 때 선배들의 공감해 주는 눈빛이 더 좋았다. 확실히 (시상식 끝나고) 그런 말들을 많이 해주더라. 난 예능인이니까 예능 촬영 끝나면 '그런 얘기를 왜 했지?' 하고 후회하는데 그냥 누구나 하던 생각이라고 깜짝 놀랐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댓글 보니까 '나도 맨날 회사 갔다가 집에 와서 그때 그걸 왜 했지? 후회 많이 하는데 은지 언니도 똑같구나!' 이런 댓글을 많이 받아 신기했다. 회사 생활할 때 '그때 그냥 가만히 있을 걸!' 그런 생각들 많이 하지 않나. 그래서 많이들 공감했던 것 같다. 근데 사실 처음에 뿌잉하고 나서 무대 위라 잘 들리지 않았겠지만 용진 선배가 '해냈구나, 해냈어!' 이렇게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얘기해 줘 2차로 뿌잉 했었다. '정신 차려야지!' 하다가 소감을 말하는데 배두나 님이 그렇게 울더라. 누가 우는 걸 보니 또 뿌잉 눈물이 났다."
-썸네일에 대한 얘기도 많더라.
"네티즌 사이에서 (백상예술대상 측이) 썸네일을 왜 이렇게 했냐는 얘기가 많았는데 그게 더 좋았다. 진짜 내 모습이 나오지 않았나. 예쁘게 울려고 하는 게 아닌 그냥 뿌잉 한 게 오히려 현실적이고 나의 인생 32살의 한 페이지를 이렇게 저장해준 것 아닌가. 고맙다."
-많은 축하를 받았을 것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축하 메시지는.
"(황) 제성 선배가 원래 되게 츤데레 기질이 있는데 그날 밤에 메시지가 왔다. '은지야 너 수상 소감 말할 때 울 뻔했다. 축하한다'라고 해줬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닌데 했는데 그렇게 말해줘 좋았고, 함께 있던 예능인 선배들이 다 축하한다고 해줘 좋았다. (박) 세미 언니를 나중에 만났는데 '내년엔 내 거야' 그러면서 좋아해 준 것도 기억에 남는다. (안) 유진이한테 '언니 축하해. 그리고 울지 마' 딱 그렇게 메시지가 왔는데 귀엽고 고맙더라."
-시상식이 끝난 후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그날 샴페인을 신이 나게 먹고 뭐라도 했어야 했는데 집에 가서 잠만 잤다. 시상식 온다고 드레스도 예쁘게 입고 싶고 해서 일주일 정도 바짝 관리를 했다. 하루가 고단했는지 바로 잠들었다. 꿀잠을 잤다. 그때까지만 해도 실감이 잘 나지 않았던 것 같다. 시상식 영상이 빨리 올라오더라. 깜짝 놀랐다. 그거 계속 돌려보며 잠들었던 것 같다."
-부모님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우리 엄마, 아빠는 트로트 밖에 모른다. 처음엔 '백상이 뭘까?' 그러고 봤는데 엄마가 '거기 신동엽 씨 있어, 송혜교 씨 있어 별의별 유명한 사람 다 있는데 네가 거기 한 자리 차지한다니 너무 좋다'라고 했다. 아빠는 지금도 식사 자리에 가면 딸 상 받았다고 밥을 사야 한다고 하더라. 맨날 계산하니 용돈 좀 보내달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용돈 보내드리고 엄마, 아빠랑 축하 파티도 했다. 백상 때문에 행복한 나날을 보낸 것 같다."
-백상은 어떤 의미로 남아 있나.
"가장 핫한 인물, 남녀노소가 인정하는 것 아닌가. 20대, 30대만 아는 이런 느낌이 아니라 백상이라는 시상식은 모두가 알지 않나. 80대도 아는 시상식이기 때문에 이젠 뭔가 자신감이 생겼다. 웹예능을 많이 하다 보니 젊은 사람들만 날 좋아할 거란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60, 70대분들도 많이 알아봐 줘 좋다. 대중이 인정해 준 상, 전문가 선생님들이 인정해 주는 찐, 리얼 이런 느낌이 든다. 백상을 보면서 '저 사람이 받을 수밖에 없어' 그런 생각을 항상 했었다. 근데 그런 시상식에서 상을 받다니. 모두가 수긍하게 되는 시상식이기 때문에 영광이고 너무 감사하다."
-올해로 데뷔 만 9년, 10년 차를 맞았더라.
"어느 순간부터 너무 기대를 안 하고 살았다. 사실 주위나 회사 분들이 후보 명단이 발표되고 '너야' 그럴 때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아니라고 했다. 물론 지금 10년 차가 됐지만 됐으면 좋겠다는 일이 안 된 적도 많고, 이번에는 되겠지 했는데 안 된 적도 많다. 잘 되려고 하면 안 되고 이랬던 세월이 거의 10년이다 보니 한편으로 슬프지만 일부러 기대하지 말아야지, 안 될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며 지내왔더라. 이번에 상을 받은 후 '왜 맨날 내가 실망할까 봐 안 된다는 생각만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보다 '실망해도 괜찮다, 아니면 어때란?' 생각으로 돌아간다면 좀 더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댄스스포츠 선수에서 개그우먼으로 삶의 전환은 운명을 바꾼 계기가 된 것 같다. 결정적 순간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나의 고향, 뿌리라고 생각이 되는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 합격인 것 같다. 그 당시 KBS에서 희극인 시험 4번을 봤는데 4번 다 최종에서 떨어졌다. 안 되려나 보다 했다. 1년에 한 번 있는 시험이니 4년 동안 준비를 한 건데 난 아닌가 싶어서 코미디언을 그만해야겠다란 생각으로 살았는데 갑자기 '코빅'에서 신인을 뽑는다고 하더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어차피 나 안 할 거니까 그랬는데 덜컥 붙었다. 그때가 23살이었다. 코너 지적 당하면 새벽까지 짜고 또 지적당하면 무대 올라가기 직전까지 짜고 또 킬 당하면 공원에서 소주 마시고 소품 만들고 선배들 대타하고 그런 세월을 10년 정도 한 것이다. 그게 아니었다면 이런 상을 못 받았을 것이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솔직히 처음 떨어졌을 때는 처음이었고 19살이었으니 내가 어렸던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내년에 또 보지 했는데 최종에서 또 떨어지고. 이게 계속 반복이 되니까 일단 '뭐 먹고살지?'란 생각이 들었다. 나이는 먹어가는 것 같고 친구들의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 같은데 난 왜 이렇지란 생각이 들었다. 시험에 떨어지는 건 내 인생 계획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하고 불안하고 돈도 없었다. 내가 못하는 사람인가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살았던 것 같다. 솔직히 난 초등학교 때부터 세상에서 제일 웃긴 사람이었다. 내가 제일 웃긴 사람인 줄 알았는데 희극인 시험에서 계속 떨어지니 난 웃긴 사람이 아닌가 보다 하는 불안감이 더 크게 생겼던 것 같다."
-이번에 '코빅'에서 신인 코미디언을 뽑더라.
"슬로건이 멋있더라. '제2의 이은지를 찾습니다' 그런 슬로건이 있어서 간지럽기도 하고.(웃음) 그냥 솔직하게 말하면 안 할래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코빅' 시험에 운명적으로 붙었고 그때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다."
-이쯤 되면 'tvN의 딸'이 아닌가.
"tvN에 가면 tvN의 딸, MBC에 가면 MBC의 딸이라고 하고 KBS에 가면 KBS의 딸이라고 한다. 대체 아버지가 몇 명이냐고 하더라. (웃음) 그래도 내게 친정은 공개 코미디인 것 같다. 그 10년의 세월이 없었다면 상도 못 받았을 거고 공개 코미디에서 갈고닦지 않았다면 나의 수많은 짤, 모먼트들이 안 나왔을 것이다."
-공개 코미디의 매력은.
"먼저 재밌고 유쾌하고 기분 좋다. 두 번째로는 지키고 싶다. 공개 코미디가 이제 하나 밖에 안 남아서 지키고 싶고,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도 크다. 어떻게 보면 유튜브로 잘 되어 공개 코미디를 하니 스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 등장하면 박수 소리 듣고 달라지기도 하고. 나의 한 주의 엔도르핀이 되고 있다."
-웹예능 '해장님'이 지금까지 오는 길에 있어 많은 기반이 된 것 같다. 대세 물길의 물꼬를 튼 느낌이다.
"'해장님'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단독 MC, 메인으로 버라이어티를 한 게 처음이었다. 정말 많이 배웠다. '야외 촬영할 때 이런 게 중요하구나, 시민들을 만났을 때 이런 얘기를 하면 재밌겠구나, 이런 건 방송에 나가고 이런 건 편집이 되는구나!' 등 '해장님'을 통해 많이 배웠고 느꼈다. 실제로 나영석 PD님이 '해장님'이란 콘텐트에서 날 보고 버라이어티를 잘하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 감사한 프로그램이다."
-가장 애정이 가는 부캐를 꼽는다면.
"아무래도 길은지다. 그걸로 돈을 가장 많이 벌었다.(웃음) 농담이고, 뭔가 대중들에게 나란 사람을 알린 1등 공신이 아닐까 싶다. 연기하는 데 있어서 그렇게 어색하거나 낯설거나 그러지 않았다. 캐릭터 자체가 정말 물 넘어가듯 잘 흡수가 됐다. 너무 고마운 캐릭터다. 어릴 때부터 춤추는 걸 좋아했고 지금도 항상 하는 게 누구 컴백하면 무대 영상 보고 이 그룹의 안무를 누가 했구나 그런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길은지의 특기가 걸스힙합의 지존 캐릭터인데 평소 댄스를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잘 맞았던 것 같다."
-나영석 사단과 한 배를 타게 됐다. tvN '뿅뿅뿅 지구오락실2'(이하 '지락실')가 방영 중인데 시즌1보다 멤버들의 케미스트리가 더 좋아진 느낌이다.
"멤버들에게 항상 고맙다. 넷 다 편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아니고 배려와 존중 그런 것들이 몸에 배어 있는 친구들이라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지락실' 제작진 분들이 활기를 치고 다닐 수 있게끔 편하게 해 준다. 그래서 그런 모습이 더 잘 나오는 것 같다. 지난번에 태국 갔다가 이번에 핀란드와 발리를 다녀왔는데 여행을 갈 때마다 케미스트리가 더 좋다. 큰일이다. 발리 때는 하루에 상황극을 2만 개씩 했다. 진짜 케미스트리가 더 좋아졌다. 32살의 맏언니를 잘 받아줘 고맙다. 근데 내가 왜 OB인지는 모르겠다. 어디 가도 막내인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멤버들끼리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인 것 같다.
"서로 틈틈이 연락한다. 이젠 얘네가 날 엄마로 생각하나 싶을 정도로 고민 같은 걸 털어놓고 얘기하고 그런다. 실제 우린 촬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넷이서 여행 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케미스트리가 더욱 잘 나오는 것 같다. 난 예능인이다 보니 카메라 앞에서 내려놓는 게 익숙하지만 아이돌이나 가수 친구들은 그런 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데 마음을 열어준 친구들에게 고맙다. 굉장히 털털한 친구들이다."
-이은지에게 나영석 PD란.
"영석이 형? 내 친구. 이런 얘기하려니 너무 (낯) 간지럽다.(웃음) 나영석 PD는 내게 스승 같다. 정말 권위적인 스승이 아니라 학교 다닐 때 정말 좋아하는 선생님이 있지 않나. 그냥 이상하게 친근하고 재밌고 학생 모두가 좋아하는 선생님. 코미디언이 되기 전부터 나영석 PD가 했던 모든 예능을 보고 자라왔고 그걸 보면서 공부했고 그것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됐으면 좋겠다' 했는데 같이 작업을 하게 되지 않았나. 매 순간 친근한 선생님 같은 느낌이다. 실제로 대화를 하면 배우는 것도 많다. 나와 결이 잘 맞는 선생님이다."
-KBS 쿨FM '가요광장' DJ로도 활동 중이다.
"오롯이 두 시간 동안 펼쳐지는 나의 쇼 같은 느낌이다. '오프라 윈프리 쇼'나 '김혜수의 플러스 유'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청취자분들과 소통하는 재미가 많다. 소통하는 게 유쾌하고 재밌다."
-쉴 때 주로 무엇을 하나.
"요즘 따릉이에 빠졌다. 5, 6월엔 실내에 잘 안 있고 걷거나 밖에 있는 걸 좋아한다. 이 날씨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7월엔 더워서 못 나간다. 그래서 여의도에서 집까지 따릉이를 타고 많이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요즘 고민은.
"자꾸 실망하기 싫어서 기대를 안 하는 것이다. 약간 기대하면 재밌고 좋은 것 같은데 너무 기대를 안 하고 살려는 게 익숙해져 버렸다. 안 그래도 되는데 왜 그럴까 그런 생각과 그런 부분을 조금 고치고 싶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예능인으로서의 고민은 뭔가 아직 배고프다. 한 탕 더 뛰어야 할 것 같은 느낌? 어떤 예능인이 될지 궁금하다. 옛날에는 32살이라고 하면 '와 30살 넘었네' 그랬는데 지금은 너무 아기 같다. 나는 아직 체력도 좋고 보여줄 것, 보여주고 싶은 게 많은 예능인이다.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뭘 해야 할까, 어떤 프로그램을 해야 할까?' 등의 고민에 빠져 있다."
-올해 안에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KBS '1박 2일'이나 MBC '무한도전' 같은 야외 버라이어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지락실' 만나지 않았나. 이젠 토크쇼를 진행하고 싶다는 바람도 있고, 주말 버라이어티 하나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금요일 야외 하나 하고 있으니 주말 버라이어티 하나 좋은 거 만나 재밌는 예능 작업을 해보고 싶다."
-어떤 예능인으로 기억되고 싶나.
"예전엔 어떤 프로그램을 하고 싶고 어떤 선배님 같은 예능인이 되고 싶고 그랬는데 이젠 정해지더라. 그냥 같이 오래 일하고 싶고 같이 오래 보고 싶은 예능인이 되는 게 목표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김현우 기자
"아무래도 나의 고향, 뿌리라고 생각이 되는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 합격인 것 같다. 그 당시 KBS에서 희극인 시험 4번을 봤는데 4번 다 최종에서 떨어졌다. 안 되려나 보다 했다. 1년에 한 번 있는 시험이니 4년 동안 준비를 한 건데 난 아닌가 싶어서 코미디언을 그만해야겠다란 생각으로 살았는데 갑자기 '코빅'에서 신인을 뽑는다고 하더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어차피 나 안 할 거니까 그랬는데 덜컥 붙었다. 그때가 23살이었다. 코너 지적 당하면 새벽까지 짜고 또 지적당하면 무대 올라가기 직전까지 짜고 또 킬 당하면 공원에서 소주 마시고 소품 만들고 선배들 대타하고 그런 세월을 10년 정도 한 것이다. 그게 아니었다면 이런 상을 못 받았을 것이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솔직히 처음 떨어졌을 때는 처음이었고 19살이었으니 내가 어렸던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내년에 또 보지 했는데 최종에서 또 떨어지고. 이게 계속 반복이 되니까 일단 '뭐 먹고살지?'란 생각이 들었다. 나이는 먹어가는 것 같고 친구들의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 같은데 난 왜 이렇지란 생각이 들었다. 시험에 떨어지는 건 내 인생 계획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하고 불안하고 돈도 없었다. 내가 못하는 사람인가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살았던 것 같다. 솔직히 난 초등학교 때부터 세상에서 제일 웃긴 사람이었다. 내가 제일 웃긴 사람인 줄 알았는데 희극인 시험에서 계속 떨어지니 난 웃긴 사람이 아닌가 보다 하는 불안감이 더 크게 생겼던 것 같다."
-이번에 '코빅'에서 신인 코미디언을 뽑더라.
"슬로건이 멋있더라. '제2의 이은지를 찾습니다' 그런 슬로건이 있어서 간지럽기도 하고.(웃음) 그냥 솔직하게 말하면 안 할래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코빅' 시험에 운명적으로 붙었고 그때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다."
-이쯤 되면 'tvN의 딸'이 아닌가.
"tvN에 가면 tvN의 딸, MBC에 가면 MBC의 딸이라고 하고 KBS에 가면 KBS의 딸이라고 한다. 대체 아버지가 몇 명이냐고 하더라. (웃음) 그래도 내게 친정은 공개 코미디인 것 같다. 그 10년의 세월이 없었다면 상도 못 받았을 거고 공개 코미디에서 갈고닦지 않았다면 나의 수많은 짤, 모먼트들이 안 나왔을 것이다."
-공개 코미디의 매력은.
"먼저 재밌고 유쾌하고 기분 좋다. 두 번째로는 지키고 싶다. 공개 코미디가 이제 하나 밖에 안 남아서 지키고 싶고,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도 크다. 어떻게 보면 유튜브로 잘 되어 공개 코미디를 하니 스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 등장하면 박수 소리 듣고 달라지기도 하고. 나의 한 주의 엔도르핀이 되고 있다."
-웹예능 '해장님'이 지금까지 오는 길에 있어 많은 기반이 된 것 같다. 대세 물길의 물꼬를 튼 느낌이다.
"'해장님'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단독 MC, 메인으로 버라이어티를 한 게 처음이었다. 정말 많이 배웠다. '야외 촬영할 때 이런 게 중요하구나, 시민들을 만났을 때 이런 얘기를 하면 재밌겠구나, 이런 건 방송에 나가고 이런 건 편집이 되는구나!' 등 '해장님'을 통해 많이 배웠고 느꼈다. 실제로 나영석 PD님이 '해장님'이란 콘텐트에서 날 보고 버라이어티를 잘하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 감사한 프로그램이다."
-가장 애정이 가는 부캐를 꼽는다면.
"아무래도 길은지다. 그걸로 돈을 가장 많이 벌었다.(웃음) 농담이고, 뭔가 대중들에게 나란 사람을 알린 1등 공신이 아닐까 싶다. 연기하는 데 있어서 그렇게 어색하거나 낯설거나 그러지 않았다. 캐릭터 자체가 정말 물 넘어가듯 잘 흡수가 됐다. 너무 고마운 캐릭터다. 어릴 때부터 춤추는 걸 좋아했고 지금도 항상 하는 게 누구 컴백하면 무대 영상 보고 이 그룹의 안무를 누가 했구나 그런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길은지의 특기가 걸스힙합의 지존 캐릭터인데 평소 댄스를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잘 맞았던 것 같다."
-나영석 사단과 한 배를 타게 됐다. tvN '뿅뿅뿅 지구오락실2'(이하 '지락실')가 방영 중인데 시즌1보다 멤버들의 케미스트리가 더 좋아진 느낌이다.
"멤버들에게 항상 고맙다. 넷 다 편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아니고 배려와 존중 그런 것들이 몸에 배어 있는 친구들이라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지락실' 제작진 분들이 활기를 치고 다닐 수 있게끔 편하게 해 준다. 그래서 그런 모습이 더 잘 나오는 것 같다. 지난번에 태국 갔다가 이번에 핀란드와 발리를 다녀왔는데 여행을 갈 때마다 케미스트리가 더 좋다. 큰일이다. 발리 때는 하루에 상황극을 2만 개씩 했다. 진짜 케미스트리가 더 좋아졌다. 32살의 맏언니를 잘 받아줘 고맙다. 근데 내가 왜 OB인지는 모르겠다. 어디 가도 막내인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멤버들끼리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인 것 같다.
"서로 틈틈이 연락한다. 이젠 얘네가 날 엄마로 생각하나 싶을 정도로 고민 같은 걸 털어놓고 얘기하고 그런다. 실제 우린 촬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넷이서 여행 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케미스트리가 더욱 잘 나오는 것 같다. 난 예능인이다 보니 카메라 앞에서 내려놓는 게 익숙하지만 아이돌이나 가수 친구들은 그런 게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데 마음을 열어준 친구들에게 고맙다. 굉장히 털털한 친구들이다."
-이은지에게 나영석 PD란.
"영석이 형? 내 친구. 이런 얘기하려니 너무 (낯) 간지럽다.(웃음) 나영석 PD는 내게 스승 같다. 정말 권위적인 스승이 아니라 학교 다닐 때 정말 좋아하는 선생님이 있지 않나. 그냥 이상하게 친근하고 재밌고 학생 모두가 좋아하는 선생님. 코미디언이 되기 전부터 나영석 PD가 했던 모든 예능을 보고 자라왔고 그걸 보면서 공부했고 그것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됐으면 좋겠다' 했는데 같이 작업을 하게 되지 않았나. 매 순간 친근한 선생님 같은 느낌이다. 실제로 대화를 하면 배우는 것도 많다. 나와 결이 잘 맞는 선생님이다."
-KBS 쿨FM '가요광장' DJ로도 활동 중이다.
"오롯이 두 시간 동안 펼쳐지는 나의 쇼 같은 느낌이다. '오프라 윈프리 쇼'나 '김혜수의 플러스 유'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청취자분들과 소통하는 재미가 많다. 소통하는 게 유쾌하고 재밌다."
-쉴 때 주로 무엇을 하나.
"요즘 따릉이에 빠졌다. 5, 6월엔 실내에 잘 안 있고 걷거나 밖에 있는 걸 좋아한다. 이 날씨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7월엔 더워서 못 나간다. 그래서 여의도에서 집까지 따릉이를 타고 많이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요즘 고민은.
"자꾸 실망하기 싫어서 기대를 안 하는 것이다. 약간 기대하면 재밌고 좋은 것 같은데 너무 기대를 안 하고 살려는 게 익숙해져 버렸다. 안 그래도 되는데 왜 그럴까 그런 생각과 그런 부분을 조금 고치고 싶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예능인으로서의 고민은 뭔가 아직 배고프다. 한 탕 더 뛰어야 할 것 같은 느낌? 어떤 예능인이 될지 궁금하다. 옛날에는 32살이라고 하면 '와 30살 넘었네' 그랬는데 지금은 너무 아기 같다. 나는 아직 체력도 좋고 보여줄 것, 보여주고 싶은 게 많은 예능인이다.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뭘 해야 할까, 어떤 프로그램을 해야 할까?' 등의 고민에 빠져 있다."
-올해 안에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KBS '1박 2일'이나 MBC '무한도전' 같은 야외 버라이어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지락실' 만나지 않았나. 이젠 토크쇼를 진행하고 싶다는 바람도 있고, 주말 버라이어티 하나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금요일 야외 하나 하고 있으니 주말 버라이어티 하나 좋은 거 만나 재밌는 예능 작업을 해보고 싶다."
-어떤 예능인으로 기억되고 싶나.
"예전엔 어떤 프로그램을 하고 싶고 어떤 선배님 같은 예능인이 되고 싶고 그랬는데 이젠 정해지더라. 그냥 같이 오래 일하고 싶고 같이 오래 보고 싶은 예능인이 되는 게 목표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김현우 기자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JTBC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윤 대통령 "반국가세력이 종전선언 노래"…사실상 문 정부 겨냥
- [단독] "사축인간 될 수 있나"…한국벤처캐피탈협회 '황당 면접'
- [단독] "이러다 죽겠구나"…달리는 택시서 기사 때리고 난동
- 교복 입고 무면허 전동킥보드…단속 딱 걸리자 "몰랐어요"
- '기적의 중소돌' 피프티 피프티 계약 논란…소속사 상대로 소송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 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 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 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 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 뉴스